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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43조 승부수 … 재계엔 일자리 화두

중앙일보 2011.01.06 00:07 경제 1면 지면보기
“살아남기 위한 절실한 투자다.”


[뉴스분석] 올해 사상 최대 투자

 삼성이 5일 발표한 투자와 고용 계획에 대한 박오수(삼성전자 사외이사) 서울대 경영대 교수의 평가다. 글로벌 기업 간 혈투 속에 삼성이 승부수로 투자를 선택했다는 의미다. 투자 규모가 시장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사상 최대 규모가 된 배경이다. 공격적인 투자를 전면에 앞세워 ‘일등 삼성’의 시장지배력을 더욱 굳히는 동시에 미래 성장동력을 확실하게 발굴해 본궤도에 올려놓겠다는 이건희 회장의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



 박 교수는 “경영환경이 워낙 급변하다 보니 과감한 투자를 통해 10년 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려는 것”이라며 “투자 증대를 지탱할 수 있도록 고용도 확 늘어나게 됐다”고 말했다.















 ◆새로운 시장을 찾아=투자금액은 시설투자와 연구개발(R&D) 투자 등을 모두 합해 43조1000억원. 재계 라이벌인 LG가 올해 투자하기로 한 21조원의 두 배를 넘는 규모다. 시설투자 29조9000억원, R&D 투자 12조1000억원 등이다. 시설투자를 세분하면 반도체 10조3000억원, 액정화면(LCD) 5조4000억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5조4000억원, 발광다이오드(LED) 7000억원, TV 8000억원 등이다.



 절반을 넘는 20조원이 삼성전자와 관련돼 있고, 반도체 투자가 가장 많다. 교보투자증권 구자우 애널리스트는 “세계 시장의 40% 이상을 선점하고 있는 D램 분야는 해오던 만큼의 투자로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이고, 시스템LSI와 낸드플래시 분야에 5조원 정도를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PC에서 스마트폰·태블릿PC 등 모바일 디바이스로 기기의 형태가 바뀌고 있는 만큼 모바일 기기에 들어가는 시스템LSI와 낸드플래시메모리 분야를 적극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미국 오스틴에 짓고 있는 시스템LSI 반도체 제조 공장에 모두 36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다. OLED 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도 눈길을 끈다. OLED는 갤럭시S에 들어가는 아몰레드 패널 시장의 98% 이상을 석권하고 있음에도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어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다. 올해 5.5세대 아몰레드 양산 라인 구축 등 생산량 확대가 시급한 실정이다.



 R&D 투자의 초점은 5대 신수종 사업에 맞춰져 있다. 삼성은 지난해 5월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LED, 바이오제약, 의료기기 등 5대 신수종 사업을 제시한 바 있다. 익명을 원한 삼성 관계자는 “구체적 내역을 밝히기는 어렵지만 R&D 투자의 대부분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키우는 데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 창출로 상생=2만5000명에 달하는 고용 규모도 사상 최대다. 지난해 채용했던 2만2500여 명보다 11% 증가했다. 대졸 신입사원이 지난해보다 1000명 증가한 9000명, 경력직원 5000명, 기능직원 1만1000명 등이다. 대학생 인턴은 별도로 4000명을 채용키로 했다.



 김승택 노동연구원 인적자본연구본부장은 “경제 여건이 불투명한 가운데 한국 대표 기업인 삼성이 최대 규모의 채용계획을 세운 것은 다른 대기업에 나침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더구나 반도체·LCD 등에서 투자를 크게 늘리게 되면 협력업체나 서비스 업체 등 전방위로 채용이 늘어날 수 있어 실질적인 고용 파급효과는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우·김기환 기자



◆시스템LSI(Large Scale Integration)=D램과 달리 비메모리반도체다. 스마트폰 갤럭시S에 들어가는 AP (Application Processor)가 시스템LSI의 대표적인 제품이다. PC의 중앙처리장치(CPU)와 같은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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