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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제야의 종

중앙일보 2010.12.28 00:17 경제 15면 지면보기
2010년 한 해도 막을 내리고 있다. 31일 밤 보신각 제야의 종소리와 함께 역사 속에 묻히게 된다. ‘제야의 종소리’는 해의 바뀜을 알리는 현대식 세시풍속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제야(除夜)’는 음력으로 한 해의 마지막 날인 섣달 그믐날 밤을 뜻한다. 제석(除夕) 또는 세제(歲除)라고도 한다. 예부터 이날에는 궁중이나 민가에서 여러 가지 행사와 의식을 행했다고 한다. 민가에서는 밤잠을 자면 눈썹이 희어진다는 말이 있어 밤을 새며 윷놀이를 하거나 이야기꽃을 피우곤 했다.



 보신각 종이 ‘제야의 종’이라는 이름으로 해마다 울리기 시작한 것은 1953년이다. 그해 한국전쟁으로 파괴된 보신각을 재건하고 12월 31일 자정 ‘제야의 종소리’를 울렸다. 제야의 종이 33번 울리는 것은 제석천(불교의 수호신)이 이끄는 하늘 세상인 도리천(33천)에 닿으려는 꿈을 담고 있으며, 나라의 태평과 국민의 편안함을 기원하기 위해서다.



 한자어인 ‘제야’의 의미를 제대로 모르다 보니 ‘재야의 종’이라는 식으로 ‘재야’로 잘못 표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재야(在野)는 ‘재야 학자’ ‘재야 단체’처럼 공직에 나아가지 않고 민간에 있음이나 제도권 밖 정치 세력을 나타내는 말이다.



배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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