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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부가 초청해 놓고 짐을 싸라니

중앙일보 2010.12.28 00:03 종합 34면 지면보기
글로벌 시대를 맞아 대학에도 국제화 바람이 거세다. 대학 사회에서 유학생의 개념이 ‘떠나는 유학’뿐 아니라 외국인 학생을 국내 대학으로 끌어들이는 ‘받아들이는 유학’이 병존(竝存)한 지 오래다. 정부가 2004년부터 추진 중인 ‘스터디 코리아 프로젝트’도 그 일환이다. ‘2012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10만 명을 유치한다’는 게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국비 유학생, 말하자면 정부 초청 외국인 유학생을 늘리는 데 힘써 왔다. 2007년 133명이었던 정부 초청 외국인 유학생이 2008년 745명으로 크게 늘었고 지난해엔 504명, 올해 700명이 선발됐다.



 이 같은 정부의 외국인 유학생 초청 확대 정책이 삐걱거릴 조짐이다. 정부 초청 외국인 장학생 200여 명이 장학기간 연장이 불가능해 학업을 마치지 못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외국인 유학생 지원 관련 예산이 줄어 장학금을 계속 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공부시켜 주겠다며 초청해 놓고는 느닷없이 예산이 부족해 계속 지원을 할 수 없으니 짐을 싸서 돌아가라고 하는 형국이다.



 글로벌 경쟁 시대에 외국인 유학생 유치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사활(死活)이 걸린 국가 생존의 문제다. 외국인 유학생 1만 명을 유치하면 2000억원 가까운 유학·연수수지 개선 효과가 있다. 무엇보다 국제사회에서 친한(親韓)·지한(知韓) 인사를 확보하고, 해외의 우수 인력을 고급 인적자원으로 양성·활용할 수 있다. 현재 8만여 명에 이르는 국내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 수를 더욱 늘려야 하는 이유다.



 물론 외국인 유학생 유치 확대를 위한 선결 과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유학생들을 위한 국내 대학 간 공동학위제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영어전용 강좌나 한국어 연수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것 등이 비근한 예다. 그 가운데 해외 우수 인재들이 학비 부담 없이 한국에 와서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포스코청암재단의 외국인 유학생 장학지원사업처럼 민간에서도 힘쓰는 일을 정부가 거꾸로 가는 게 말이 되는가.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유학생들이 실망해 돌아가면서 반한 감정을 키우게 하는 우(愚)를 범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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