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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피우는 담배에 우리 아이 17만 명이 매년 숨을 거둡니다

중앙선데이 2010.12.19 03:59 197호 20면 지면보기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세계금연계획(Tobacco-Free Initiative)의 아르만도 페루가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매년 60만 명이 간접흡연으로 사망한다”고 밝혔다. 페루가 대표는 최근 중앙SUNDAY와 e-메일 인터뷰에서 “2004년부터 세계 192개국에서 수집한 자료를 종합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페루가 대표는 “간접흡연 노출로 37만9000명이 심장병, 16만5000명이 하부호흡기질환, 3만6900명이 천식, 2만1400명이 폐암으로 사망한다”며 “이는 한 해 세계 전체 사망자의 약 1%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담배 연기의 재앙’이 심상찮다. 흡연자들이 담배로 인해 각종 질병에 시달려 온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여기에다 최근에는 다른 사람이 피운 담배 연기에 노출되는 이른바 ‘간접흡연’ 피해자들도 심각한 폐해에 시달리는 것으로 속속 밝혀지고 있다. 페루가 대표가 밝힌 간접흡연으로 인한 사망자 숫자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간접흡연의 영향에 대해 실시한 첫 번째 조사에서 나온 결과다.

조사에 따르면 간접흡연이 특히 어린이와 여성에게 심각한 해를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간접흡연으로 숨지는 60만 명 중 17만 명 가량이 주로 집에서 담배 연기에 노출된 어린이였다. 유아 돌연사나 폐렴·천식에 걸릴 가능성이 아주 큰 것으로 밝혀졌다. 간접흡연에 노출된 어린이들은 폐의 발육 속도도 늦었다.

여성은 매년 28만1000명가량이 간접흡연 때문에 희생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촌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들 가운데 간접흡연에 노출된 인구비율은 2004년 현재 어린이 40%, 남자 33%, 여자 35%로 조사됐다.

국내에서도 최근 간접흡연의 해악을 알리는 조사 결과가 발표돼 관심을 끌었다.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유전체센터는 지난 6년간 경기도 안산과 안성의 비흡연자 4442명을 대상으로 타인의 담배 연기에 의한 간접흡연이 당뇨병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5일 발표했다. 매일 4시간 이상 간접흡연에 노출될 경우 당뇨병 발생 위험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난다고 질병관리본부는 밝혔다.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는 금연 대책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흡연자 건강 보호 외에 비흡연자들을 담배 연기로부터 지키기 위해 공공건물과 장소에서 담배를 피우지 못하게 하는 나라가 늘고 있다. 술을 마시는 공간인 바나 카페에서도 금연법을 적용하는 나라가 최근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 한국도 국민건강증진법으로 연면적 1000㎡가 넘는 건물과 어린이집, 그리고 학원 건물 등에 대해 금연시설로 지정하도록 해놓았다.

하지만 지구촌 차원에서 볼 때 비흡연자들에게 ‘담배 연기 없는 세상’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는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 ‘공공장소 금연법’을 시행하고 있는 나라가 10%도 채 되지 않기 때문이다. WHO는 “담배는 여전히 예방 가능한 제1의 사망 원인”이라며 “그런데도 지구촌 인구의 대략 95%가 금연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남가주대 히더 위플리 박사는 “지구촌 12억 명의 흡연자가 수십억 명에 달하는 비흡연자에게 질병을 유발하는 간접흡연의 피해를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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