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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도전받는 ‘검색 권력’

중앙일보 2010.12.16 19:10 경제 4면 지면보기






이나리
경제부문 기자




미국 뉴욕 타임스에 최근 흥미로운 기사가 실렸다. 한 온라인 안경점 주인이 손님들에게 일부러 못되게 굴다 경찰에 체포됐다는 것인데 사연이 기막혔다. 불만 글이 많은 경우에도 구글 검색순위 앞쪽에 올라가는 걸 악용해 ‘노이즈 마케팅’을 한 것이다. 며칠 뒤 구글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악평 많은 상점은 상위 순위에 들지 못하도록 검색 알고리즘(명령어 순서)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발 빠른 대응은 네티즌의 환영을 받았다.



 같은 시기 국내 최대 검색엔진 네이버도 검색 결과로 인해 온라인 구설에 올랐다. 전문의 김종엽씨가 블로그 ‘깜신의 작은 진료소’에 올린 ‘네이버 검색창의 폐쇄성, 지나치다 못해 황당’이란 제목의 글이 발단이 됐다. 글에는 여태껏 350만 명이 다녀간 자신의 블로그를 네이버 검색으로 찾지 못한 친구의 얘기, 이에 여러 검색엔진을 시험한 결과가 담겨 있었다. 원본보다 이를 퍼간 ‘펌글’이 우선 검색되고, 네이버 소속 블로그가 아니면 찾기도 쉽지 않은 문제를 지적했다. 네티즌 반응은 뜨거웠다. 조성문 미국 오라클 매니저, 임정욱 미국 라이코스 대표 등 유명 블로거의 유사 경험담과 호응 글이 트위터와 블로그 세상에 이어졌다. 그러나 네이버의 대응은 구글과 사뭇 달랐다. 검색 알고리즘 수정이란 근본 해결책 대신 문제 제기한 몇몇 블로거, 이용자들의 불만사항을 수작업으로 해결하는 데 그쳤다.



 전문가와 네티즌은 네이버 검색 결과에 이러한 ‘왜곡’이 일어나는 연유로 내부 데이터베이스에 집착하는 검색 정책을 꼽는다. 언론 보도만 해도 특정 기사를 검색하면 구글·다음·야후의 경우 원본 기사가 먼저 뜨지만 네이버에선 이를 퍼간 네이버 블로그·카페가 상위에 랭크된다. 유튜브 동영상 검색도 지원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의 원윤식 팀장은 “내부 콘텐트에 가중치를 둬서가 아니라 이용자 활동이 활발한 사이트를 우선시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나 ‘글이 아무리 많이 ‘펌질’ 되더라도 처음 아이디어의 원저자 글이 최상단에 노출돼 트래픽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게 검색엔진의 사명’(임정욱)이란 지적은 여전히 설득력 있다.



 국산 소셜네트워크서비스들이 페이스북·트위터 기세에 고전 중이란 소식이다. 검색 서비스라 해서 안심할 수 있을까. 소비자는 날로 진화한다.  



이나리 경제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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