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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지하면 바로 법정으로 … 유지해도 본계약 쉽잖아

중앙일보 2010.12.16 00:19 경제 7면 지면보기
현대그룹이 예정된 일정에 따라 현대건설을 인수할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 현대그룹이 추가로 인수자금 문제를 해명하지 않는 이상 주주협의회가 매각을 그대로 진행하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주주협의회가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그룹과 어떤 방식으로 결별하느냐와 예비협상대상자인 현대차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협상할 것이냐는 또 다른 문제로 남는다.


현대건설 주주협 “현대그룹과 MOU 해지 논의” 파장

 ◆MOU 해지하면 소송=수순은 복잡하다. 여러 법률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일단 주주협의회는 현대그룹과 맺은 양해각서(MOU)를 해지할 수 있다. 주주협의회는 17일 MOU 처리 문제를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다. 22일까지 80% 이상의 찬성을 얻으면 MOU는 해지된다. 주주협의회 내 의결권은 외환은행 25%, 정책금융공사 22.5%, 우리은행 21.4%, 국민은행 10.2% 등이다.



 주주협의회 관계자는 “MOU 해지가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나에 대해 판단한 뒤 처리 방향을 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주협의회가 MOU를 해지하면 현대그룹과 공방은 법정으로 옮겨 간다. 현대그룹은 지난 10일 ‘MOU 해지 금지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냈다. 추가 소송도 가능하다. 이때 현대건설 매각은 법정 공방에 발목 잡혀 당분간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MOU가 해지됐을 때 현대차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느냐도 논란이 될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요구해 왔지만 소송전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주주협의회가 현대차와 매각 협상을 하긴 쉽지 않을 분위기다.



 ◆MOU 유지해도 본계약 난관=현대그룹이 가처분소송에서 이기거나 MOU가 해지되지 않으면 매각 절차를 그대로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자금 출처에 대한 의혹을 해명하지 못한 상태에서 현대건설을 인수하는 것은 쉽지 않다. 현대건설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하기 위해선 주주협의회에서 80% 찬성을 얻어야 하는데, 22.5%의 의결권을 가진 정책금융공사가 사실상 거부권을 갖고 있다. 주주협의회는 총자산이 33억원에 불과한 현대상선 프랑스법인이 어떻게 1조2000억원을 조달했느냐를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금융 당국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15일 현대건설 매각과 관련, “자금 조달의 투명성과 내용이 적절하게 체크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공기업인 정책금융공사도 명분과 여론에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처지다.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에서 “의혹을 가지고 넘어갈 수 없다”며 “현대그룹의 소명이 부족하면 주주로서 권한을 최대한 행사하겠다”고 말했다.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매각이 진행된다면 본계약 단계에서 반대하겠다는 의미다. 주주협의회 내부에선 “MOU 해지보다는 본계약에서 부결되는 것이 소송의 위험을 피하는 길”이란 의견도 적지 않다.  



김원배·권희진 기자



현대건설 매각 일지



2010년 9월 24일 주주협의회, 매각 공고



11월 16일 현대그룹, 현대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11월 29일  주주협 주관기관인 외환은행, 현대그룹과 MOU 체결



11월 30일 주주협, 현대그룹에 대출계약서 제출 요구



12월 3일 현대그룹, 1차 대출확인서 제출



12월 7일  주주협, 대출계약서 다시 요구



12월 10일  현대그룹, MOU 해지 금지 가처분 신청



12월 14일 현대그룹, 2차 대출확인서 제출



12월 15일 주주협, “확인서는 불충분” 결론



12월 17일  주주협, MOU 처리 안건 부의(예정)



12월 22일  주주협, MOU 처리 최종 의결(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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