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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코트 밖에선 더 놀라워, 8차원 벤슨

중앙일보 2010.12.16 00:13 종합 35면 지면보기



직접 만든 옷 파는 쇼핑몰 열고
자작 랩 부르며 뮤직비디오 연출
미국 농구잡지에 소설까지 연재





프로농구 동부의 외국인 선수 로드 벤슨(26·2m7㎝·사진)이 다양한 재주를 갖고 있어 화제다.



 벤슨은 이번 시즌 리바운드 3위·득점 5위(15일 현재)에 올라 있다. 농구만 잘하는 게 아니다. 그는 직접 디자인한 옷을 파는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으며, 꽤 알려진 블로거다. 직접 출연하고 제작한 뮤직비디오는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서 1만 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강동희 동부 감독은 벤슨의 독특한 ‘취미생활’을 처음 알았을 때 적잖이 당황했다고 한다. 그는 벤슨에 대해 “4차원, 아니 그보다 더한 8차원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좋게 표현해 팔망미인이라고 하는 게 낫지 않겠나”라며 껄껄 웃었다. 벤슨은 과거 미국 하부리그에서 뛸 때 관계자들에게 “경기에 집중하지 않고 글쓰기와 영상 제작에만 관심을 갖는다”는 오해를 받은 적도 있다.



 벤슨은 경기장 밖에서는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옷을 즐겨 입는다. 동부 유니폼과 같은 색깔인 초록색 캐릭터 티셔츠와 힙합 스타일 모자로 멋을 낸다. 현재는 농구에 매진하느라 디자인 작업에 소홀하지만 직접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boomthoshop.com)을 갖고 있다. 벤슨은 “시즌 중 사이트 운영은 미국에 있는 친구가 도와준다. 나중에 은퇴한 뒤에는 유명한 브랜드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직접 출연하고 연출한 뮤직비디오는 아마추어 수준을 뛰어넘는다. 비디오에 사용된 노래는 자신이 직접 만든 랩송이다. 드라마 형식으로 제작된 영상에서 그는 자작 랩을 훌륭하게 소화한다. 우주 공간에서 노래를 하다가 해변으로 달려가는 장면 등에서는 컴퓨터 그래픽도 사용했다.



 동부의 통역 김태형씨는 “훈련이 없거나 쉴 때면 영상을 찍고 편집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시내에 놀러 나갔다가 혹시 사고를 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은 할 필요도 없다. 어떤 선수보다 모범적이며 훈련 때는 한국 농구를 적극적으로 배우려고 노력한다”고 귀띔했다.



 글솜씨도 빼어나다. 벤슨은 2008년 4월 미국의 농구잡지 슬램에 자전적인 내용을 쓴 소설을 실어 인기를 끌었다. 또 그는 틈틈이 블로그에 글을 올린다. UC버클리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그는 평소 독서량이 많기로 유명하다. 벤슨의 블로그에는 국제관계부터 해부학까지 다양한 주제의 글이 올라 있다. 벤슨의 블로그를 찾은 다양한 방문자들은 “역시 벤슨이다” “재미있다”는 댓글을 남겼다.



  이정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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