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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기술이 뽑혔나 … 나일론·경부고속도로·원자력도 ‘산업국보’ 선정

중앙일보 2010.12.16 00:10 경제 2면 지면보기
우리나라의 100대 ‘산업 국보’ 에는 글로벌 정보기술(IT) 강국을 일군 메모리반도체와 휴대전화·TV 이외에 자동차·기계·섬유·제약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제품이 꼽혔다. 첫 국산차 포니를 비롯해 한국형 고속열차·나일론·퀴놀론계 항생제·원자력발전 등이 그것이다. 경제개발사의 자랑스러운 족적들이 무엇인지 분야 별로 알아봤다.



 ◆전기전자정보공학=‘산업의 쌀’인 반도체 분야에서 삼성전자는 메모리 시장 1위 업체다. 1984년 256KD램 개발을 시작으로 반도체 불모지인 한국을 불과 20여 년 만에 세계시장의 기린아로 끌어올렸다. 최근엔 스마트폰 등 모바일 IT 기기용 낸드 플래시 메모리 등 첨단 반도체의 선두다. 황창규(현 지식경제 R&D 전략기획단장) 전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사장은 ‘메모리 용량이 해마다 2배 늘어난다’는 ‘황의 법칙’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반도체 산업은 올해에도 236억 달러의 수출 실적을 올릴 것으로 보여 부동의 효자 업종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전자산업의 꽃’이라는 TV도 2005년 삼성전자가 ‘TV 왕국’ 일본 소니를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 75년 절전형 제품인 ‘이코노 TV’에 이어 이듬해 국내 첫 컬러TV를 생산했고, 98년엔 선진국보다 발빠르게 디지털TV를 출시했다. 94년 ‘한국 지형에 강하다’는 브랜드로 탄생한 애니콜은 삼성전자를 오늘날 세계 2위 휴대전화기 회사로 키웠다. 이기태(현 연세대 교수) 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문 부회장은 품질제일주의를 내세우며 95년 15만 대의 불량 단말기를 불태우는 일화를 남겼다.



 ◆기계공학=1967년 미국 포드의 자동차의 조립생산 업체로 출발한 현대자동차는 76년 국내 첫 고유 모델 포니를 내놨다. 아시아에서 일본에 이어 두 번째, 세계적으론 16번째의 자동차 생산국이 된 것이다. 현대차는 포니를 기반으로 91년 최초 독자 엔진 ‘알파’를 개발했다. 오늘날 세계 5대 자동차회사로 우뚝 섰다. 2004년 국내에 고속열차시대를 연 KTX는 프랑스 알스톰 사의 기술 이전으로 제작됐으나, 지난 3월 운행에 들어간 KTX 산천은 국내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고속열차다. 세계에서 네 번째로 고속열차 개발에 성공한 나라가 됐다. 시속 300㎞ 이상 달리는 고속열차는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고 차체의 무게를 줄여야 하는데 세계 최고 수준의 소재기술과 디자인을 요한다. 2002년 탄생한 T-50 훈련기는 국내 최초의 초음속 항공기로 국내 항공산업의 아이콘이다. 전체 길이 13.4m에 1만3454㎏의 무게로 마하 1.5의 속도를 낸다. 디지털 비행 제어 시스템 등 해외에서도 그 성능을 인정받는다.



 ◆건설환경공학=1970년 총길이 428㎞ 4차로로 개통된 경부고속도로가 올해로 40주년을 맞았다. 15시간 걸리던 서울과 부산을 4시간20분으로 단축시키면서 남한을 1일 생활권으로 만들었다. 하루 평균 104만 대의 차량이 오가면서 한 해 13조원의 경제적 부가가치를 내는 ‘국토 대동맥’이 됐다. 2001년 문을 연 인천국제공항은 5년 연속으로 ‘세계 공항서비스평가 1위’에 올랐다. 인천 영종도 일대의 섬과 바다를 매립함으로써 건설한 인천국제공항은 2020년 여객 1억 명과 화물 700만t을 처리할 수 있는 세계적 인공 항공도시로 클 전망이다.



 ◆화학생명공학=1950∼60년대 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 등이 주도해 개발한 나일론 섬유가 국내 화학산업의 밑거름이 됐다. 기초 생활소재인 나일론은 국내에서 처음 양산기술을 개발하면서 의류혁명이 일어났다. 중화학 공업이 발전한 1970년대부터는 PVC 안정제와 불소화학 제품, 현재 음료수 병으로 많이 쓰이는 PET 필름 개발에 잇따라 성공했다. 1980년대에는 각종 플라스틱 제품과 폴리에틸렌 촉매, 타이어의 형태를 지지하는 타이어코드 등을 자체 개발해 냈다. 1990년대 들어서는 생명공학 제품이 두각을 나타냈다. 라이신을 비롯해 핵산 생산기술이 세계 1위의 원가경쟁력을 뽐낸다. 항암제 파클리탁셀의 세포배양 기술 등 고난도의 기술개발에도 성공했다. LG생명과학은 퀴놀론계 항생제 ‘팩티브’에 대해 한국 제약사상 처음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았다. 2000년대 들어서는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첨단 제품이 줄을 이었다.



 ◆재료자원공학=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은광용 박사와 일진다이아몬드 신택중 연구원은 1985년 인조 다이아몬드를 독자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서울 청계천 고가도로 철거 때 상판을 무 자르듯 하는 칼에도 인조 다이아몬드가 주요 부품으로 들어가 있다. 인조 다이아몬드의 기술은 미국 GE 등 선진 업체들이 과점하고 있을 때라 국산화를 통해 고부가가치 공구를 생산·수출하는 계기가 됐다.



 재료자원공학 분야에선 연구용 원자로와 한국표준형원자로, 한국형 신형 경수로 세 가지 원자력 기술이 선정됐다. 이들은 한국 원자력 사상 처음으로 지난해 요르단에 연구용 원자로를 수출하고, 아랍에미리트(UAE)에 상용 원자력발전소를 수출케 하는 바탕이 됐다. 한국에 연구용 원자로가 들어온 지 50여 년 만의 쾌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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