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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론] 상장폐지 심사 허술하지 않아

중앙일보 2010.12.16 00:07 경제 4면 지면보기






김병재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무




지난 9일 중앙일보 경제섹션 오피니언 면에 실린 ‘클린 코스닥 위한 제도 개선을’이라는 기고문에 대해 한국거래소의 업무 담당자로서 반론을 제기하고자 한다. 당시 주장 요지는 크게 세 가지였다. 하나는 과정과 관련한 것이었다. 표현 그대로를 옮기면 ‘심사위원들은 거래소 직원들이 정리해 준 자료에 의거해 의사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였다. 거래소가 상장폐지를 할지 말지 방향을 정해 심사자료를 만들고, 심사위원들은 이를 바탕으로 판단한다는 뜻으로 보인다.



 두 번째 주장은 코스닥의 상장폐지 심사 대상 여부에 대한 판단요건이 유가증권 시장보다 훨씬 엄격해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마지막은 횡령·배임으로 상장폐지된 기업이 나중에 법원에서 무죄로 밝혀질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이 같은 주장은 현행 상장폐지 실질심사제도와,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개선 방향에 대해 깊이 있는 이해와 정보가 부족한 데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한다. 우선 거래소는 심의에 공정성을 높일 수 있도록 외부 전문가로 실질심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다. 또 기업의 대표자에게도 의견진술과 심의결과에 대한 이의신청 기회를 부여하는 등 입장이 충분히 전달되도록 보장하고 있다. 이런 절차적 정당성은 상장폐지 기업들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모두 기각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코스닥과 유가증권 시장 사이의 불균형과 관련해선, 이달 초 금융위원회가 유가증권 시장에서의 실질심사를 강화하는 내용의 규정 개정안을 승인함으로써 향후 코스닥 시장 수준으로 강화된 제도가 운영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므로 양 시장 간 형평성에 이의를 다는 것은 더 이상 설득력이 없다.



 끝으로 무죄판결이 날 가능성 부분을 보자. 실질심사는 횡령·배임을 계기로 해당 기업의 영업지속성과 재무건전성, 경영투명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장 적격성을 보는 것이다. 단순히 불법행위가 발생했다고 퇴출되는 것이 아니다. 실제 거래소는 횡령·배임 등에도 불구하고 상장 적격성을 갖춘 상당수 기업들을 퇴출대상에서 제외했다. 전체 심사 대상 기업 106개사 중 44개사만을 퇴출시킴으로써 ‘한계기업의 조기 퇴출’이라는 제도의 취지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김병재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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