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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준전시 때 육참총장 돌연 사임, 파장 최소화해야

중앙일보 2010.12.14 19:59 종합 38면 지면보기
연평도 사건 이후 어수선해져 있는 우리 군의 분위기가 좀처럼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안보 위기 상황에 육군 최고 사령탑인 황의돈 육군 참모총장이 갑작스레 사임을 하니 군 내부가 뒤숭숭하고 국민들도 황당해하고 있다. 황 총장은 국방부 대변인 시절이던 2002년 용산 재개발구역 건물 구입을 둘러싸고 최근 새로이 구설수에 휘말려 이번 사임이 그 문제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짐작될 뿐이다. 정확한 사임 배경이 어떻든 엄중한 시기에 군 최고 지휘부의 공백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군은 하루 빨리 후속 인사를 단행하고 조직을 재정비해야 할 것이다.



 황 총장의 사임에 대한 국방부 공식 입장은 “황 총장이 신임 국방장관과 함께 군 개혁을 선도해야 할 중대한 시점에 육군을 지휘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개인적으로 판단해 대통령께 사임을 건의했고 이를 대통령이 수용했다”는 것이다. 의혹이 불거진 자체가 부담스럽다는 것인지, 의혹이 사실이어서 도의적 책임을 진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전자라면 크게 시비 걸 일은 없다고 본다. 그러나 의혹이 사실이라 사임한 것이라면 그가 육참총장 직에 오르기까지의 정부 심사 과정에 큰 구멍이 뚫렸다는 걸 의미한다. 황 총장은 의혹이 불거진 직후 “국방부 대변인 이후 장군 진급과 승진 심사 과정에서 충분히 걸러진 일”이라며 잘못이 없다고 부인했었다. 정부와 군이 진상을 밝혀내고 인사에 허점이 있다면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더 큰 문제는 황 총장의 사임을 둘러싸고 군 내부에 이런저런 루머가 나돌고 있다는 점이다. 총장 자리를 둘러싼 내홍(內訌)설, 특정 인사를 승진시키기 위한 음모설 등이다. 연평도 사건 뒤 뭇매를 맞은 군이 안정을 찾지 못하는 데다 이런저런 루머까지 난무하고 있다니 큰 일이다. 정부는 하루 빨리 잡음을 잠재우고 우리 군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바로잡아야 한다. 지금은 준(準) 전시 상황이 아닌가.



 국방부는 공석이 된 육참총장을 비롯, 군 수뇌부 인사를 서두를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기왕에 이뤄지는 인사를 통해 군이 안정을 되찾고 강군 조직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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