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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겪으면서도 정부 보고서 없어 한심”

중앙일보 2010.12.14 19:15 경제 9면 지면보기



강경식 전 부총리 회고록 펴내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최전선에 섰던 강경식(사진) 전 경제부총리가 『국가가 해야 할 일, 하지 말아야 할 일』이란 제목의 회고록을 14일 내놨다.



 강 전 부총리는 “지난 10년간 외환위기를 막지 못한 경제총수로서 근신하며 지냈다”며 “그러면서도 해야 할 숙제를 하지 않고 미루고 있는 것 같은 꺼림칙함을 떨치지 못해 겪은 일들과 당시 어떤 생각을 했는지에 대한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생각에 책을 내놨다”고 밝혔다. 책에는 61년 재무부 사무관으로 공직을 시작해 재무부 장관과 국회의원을 거쳐 재정경제원 장관 겸 부총리로서 외환위기를 겪은 경험들이 담겼다.



 그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도 공포증’에 관한 일화도 전했다. 삼미특수강·진로·한보의 부도를 잇따라 겪으면서 부도 공포증에 시달린 당시 김영삼 대통령이 업무보고 때마다 “부도를 내지 말라”고 당부했다는 것. 강 전 부총리는 “대통령의 지시가 아니더라도 부도 내기를 좋아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안타깝게도 막을 방법이 없었다”며 “부도를 내지 말라는 당부는 재경원이나 금융기관에 할 게 아니라 기업 경영자에게 해야 하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다른 나라에서는 외환위기처럼 생각지도 못한 일을 당하면 으레 정부 차원의 조사위원회를 만든다”며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한국은 정부 차원의 조사위원회를 구성한 일이 없으며 물론 ‘IMF 백서’도 없다”고 지적한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의 경우 학자들이나 개인 연구소 차원의 보고서는 있지만 국가 차원에서 외환위기의 원인을 밝히고 수습대책과 재발 방지를 위해 해야 할 일을 정리한 보고서는 없다”며 “한심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강 전 부총리는 15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출판 기념회를 할 예정이다. 김영사 펴냄. 712쪽. 2만5000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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