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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KT, 광고 제작 과정을 광고로 만들어

중앙일보 2010.12.14 00:22 경제 11면 지면보기
자동차가 달린다. 열린 창문 사이로 운전자가 손을 내밀자 바람에 운전자의 머리카락이 흩날린다. 하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카메라가 뒤를 비추니 제작 과정이 드러난다. 실제 세트장에 자동차는 멈춘 채로 서 있었다. 제작진이 손으로 자전거 동력을 돌리고, 배경 화면을 움직이고, 바람을 만들고, 자동차 바퀴를 움직였다. ‘광고 제작을 위해 이산화탄소를 쓰지 않았다’는 자막이 깔리는 이 광고는 현대자동차의 쏘나타·투싼 하이브리드 차 광고다. 이노션 캐나다법인이 만들었다.


결과물보다 촬영 뒷얘기에 더 관심 보이는 소비자 감성 노려

 하이브리드 차에 걸맞게 광고 제작도 친환경으로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노션 이지숙 부장은 “광고에서 리얼리티가 중요해지면서 일반인 모델을 기용하거나 다큐 형식을 빌려 제작하는 광고가 많아졌는데, 이 광고는 여기서 한발 더 나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고가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광고에 담고, 이 과정 또한 광고 메시지와 맞아떨어지게 했다는 것이다. 이 광고는 캐나다 광고전문지 ‘응용아트매거진’이 뽑은 올해 ‘인터랙티브 광고 어워드’ 대상에 선정됐다.



  제작 과정 자체를 광고 소재로 삼은 TV 광고들이 쏟아지고 있다. 결과물보다는 촬영 뒷얘기에 더 관심을 보이는 요즘 소비자의 감성을 노린 것이다.



  KT는 아이폰4를 출시하면서 박찬욱 감독이 아이폰으로 영화 찍기에 도전하는 장면을 담아 TV 광고로 내보냈다. 아이폰4의 HD급 동영상 촬영 능력을 검증하기 위해 그가 직접 아이폰으로 찍은 장면과 제작 과정을 그대로 내보냈다. 박 감독이 아이폰4를 이용해 직접 찍은 영화는 내년 1월 극장에서 상영할 계획도 갖고 있다.



 LG패션 ‘라푸마’는 외국인 남녀 한 쌍이 신종 익스트림 스포츠 ‘마운틴 파쿠르(Parkour)’를 펼치는 과정을 미국서 촬영해 새 광고로 내보내고 있다. 일체의 컴퓨터 그래픽이나 스턴트맨 도움 없이 직접 돌과 돌 사이를 곡예 넘으며 뛰는 장면을 촬영했다. 아웃도어 브랜드 ‘아이더’의 새 광고는 장혁과 천정명이 여행을 떠나기 이전의 다짐을 말하는 장면, 직접 산에 오르는 과정, 그리고 그 후의 감회를 얘기하는 장면을 모아 광고로 제작했다.



 LG패션 김인권 팀장은 “보통 이전 광고는 TV로 결과물을 내보내고, 촬영 과정을 담은 뒷얘기는 인터넷을 통해 따로 공개하곤 했는데, 요즘엔 이것이 하나로 합쳐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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