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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니프티 피프티’로 2000 고지 뚫나

중앙일보 2010.12.14 00:19 경제 12면 지면보기



코스피 두 달간 6.4% 상승에
시총 비중 큰 대형주 8.1% ↑
실적·성장성 바탕 대형주 선도
1970년대 미국 증시 강세 재현





수레를 끈 건 ‘덩치 큰 놈들’이었다. 시가총액 비중이 큰 대형주가 승승장구하면서 코스피지수는 13일 2000포인트 고지의 턱밑(1996.59)까지 다다랐다. 코스피지수는 두 달 전에 비해 6.4% 상승했다. 지수 상승의 일등 공신은 같은 기간 8.1% 상승한 대형주였다. 이에 비해 중형주와 소형주는 각각 0.4% 오르는 데 그쳤다.



 일부 증시전문가는 금융위기 이후 꾸준히 주가가 오르고 있는 대형주를 미국 증시의 ‘니프티 피프티(nifty fifty)’와 비교하곤 한다. 니프티 피프티는 1970년대 초반 미국 증시에서 강세를 보였던 ‘멋진(nifty)’ 50개(fifty)의 대형 성장주를 뜻한다. 최근 한국 증시도 이와 유사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삼성증권이 10월 1일부터 이달 10일까지의 지수별 상승률을 분석한 결과 코스피지수가 5.8% 오르는 동안 시가총액 10위 기업은 18.6%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 회사 김진영 연구원은 “일부 대형주가 탄탄한 실적과 성장성을 바탕으로 높은 상승세를 띠고 있다”며 “소수 대형주에 집중 투자하는 랩어카운트 때문에 대형주 편중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덩치 큰 주식을 중심으로 주가가 차이가 나는 데는 ‘큰 형님’ 격인 삼성전자의 주가상승이 큰 몫을 했다. 삼성전자는 13일 기준 지난 두 달간 수익률이 25%에 달했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코스피지수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2%, 코스피200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달한다. 지수를 구성하는 종목 중 삼성전자의 비중이 클수록 수익률이 높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3분기 기준 세계 D램 반도체 시장점유율이 41%에 달하는 만큼 앞으로도 높은 실적을 바탕으로 대형주 장세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같은 소수 대형주를 중심으로 주가가 뛰는 형국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투자의 최창호 시황팀장은 “현재 외국인과 기관을 중심으로 매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들이 선호하는 대형주 위주로 주가가 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큰 만큼 당분간 대형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래에셋증권의 황상연 리서치센터장도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업종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며 "이들 종목을 중심으로 한 장세가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렇다고 중소형주가 완전히 시장의 관심 밖으로 밀려날 것 같진 않다. 대우증권의 김학균 투자전략팀장은 “중소형주의 가격이 저평가돼 있고 정부의 정책이 중소형주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어 투자에 매력적”이라고 분석했다. 김 팀장은 “유동성이 풍부해지고 펀드나 자문형 랩에 돈이 흘러넘치면 내년엔 중소형주도 빛을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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