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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이젠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유치다

중앙일보 2010.12.14 00:12 경제 4면 지면보기






안경수
인천대학교 총장




얼마 전 2022년 월드컵 유치 실패를 놓고 ‘설익은 도전’이라는 평가 등이 있었지만 졸린 눈을 비비며 응원했던 나로서는 두 번째 월드컵 개최가 무산된 것이 아쉽기만 하다. 대신 우리 선수들이 월드컵 개최지인 카타르에서 승전보를 전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런데 카타르와 우리가 또다시 국제적인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행사가 있다. 다름 아닌 2012년에 열리는 ‘제18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18)’다. 제18차 총회는 5대륙 순환 원칙에 따라 아시아에서 열릴 예정인데, 우리나라는 2009년 코펜하겐 총회에서 이미 유치를 신청한 바 있다.



 지난 12월 10일까지 멕시코 칸쿤의 제16차 당사국 총회에서 제18차 총회를 대한민국에 유치하기 위한 정부와 민간의 활동이 뜨겁게 진행된 바 있다. 특별히 국내에서는 저탄소 녹색생활 실천을 위한 국민운동 조직인 ‘그린스타트 전국네트워크’가 제18차 총회 유치의 염원과 의지를 담아 회원 서명 운동을 펼치고 있다.



 월드컵이 국제 스포츠 행사 중 가장 큰 규모라면,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는 정부가 참여하는 국제회의 중 가장 규모가 크다. 나아가 기후변화가 글로벌 이슈로서 차지하는 중요성 때문에 다른 어떤 국제회의보다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곤 한다. 작년 코펜하겐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 총회를 보더라도 엄청난 경제적 효과와 국가 브랜드 상승은 실로 월드컵을 뛰어넘는다. 세계 각국의 정상만 110여 명이 참석했고, 190개 국가에서 4만여 명이 몰려들 정도니 말이다.



 특히 2012년은 5년간의 교토의정서 효력이 끝나는 시점이다. 지금 전 세계가 지구 생태계의 균형을 파괴할 현실적 위협으로 기후변화를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2012년 이후 온실가스 감축에 관한 국제적인 합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다. 문제는 어떻게 국가 간 이견을 좁혀 합의를 이끌어내느냐다.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해 총회에서 불거질 의견 대립은 주로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에 나타날 것이다. 강제성이 없는 국가 간 협상에서 대립을 합의로 바꾸어 나가기 위해서는 중재자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국은 알게 모르게 선진국 그룹에 속해 가고 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의장국을 맡았을 정도다.



 하지만 기후변화협약에서는 아직 개도국 지위이기 때문에 선진국과 개도국의 입장을 조율하고 타협을 이끌어내기에 매우 유리하다. 당사국 총회에서 꼭 필요한 중재자 역할을 하기에 제격이라는 말이다. 또 아직까지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의무가 없음에도 작년 코펜하겐 총회에서 자발적인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발표해 국제사회에 녹색강국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 사실도 우리의 강점이다.



 8년 전 지구촌을 붉게 물들이고 4강 신화로 세계를 놀라게 한 대한민국의 위대한 힘과 에너지, 그리고 지난달 G20 정상회의에서 발휘된 이명박 대통령의 글로벌 리더십을 토대로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대한민국의 ‘환경리더십’을 세계에 확실히 보여줘야 할 것이다.



 월드컵 유치 실패의 아쉬운 마음은 기후변화협약 총회 유치로 충분히 채워질 수 있다. 국민 모두가 역사적 현장에 함께할 수 있기를, 그리고 ‘교토의정서’ ‘발리로드맵’에 이어 한국의 도시 이름을 딴 국제협상의 결과물이 새로운 글로벌 질서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이제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다!



안경수 인천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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