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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ssue &] 공인과 대중의 트위터 소통 방식

중앙일보 2010.12.14 00:11 경제 4면 지면보기



공인은 자신을 낮추려 노력하고
대중은 작은 실수에 너그러워야
IT가 가능하게 만든 소통의 혁신
이해·협력 있어야 더 발전 가능



이주연
리더스커뮤니케이션 대표




얼마 전 한 시트콤 드라마에서 ‘키스를 글로 배웠습니다’라는 상황극을 보고 한참 웃은 적이 있다. 순진한 여성이 사랑하는 이에게 책에서 보고 외운 대로 눈감고 입술을 쭉 내밀어 우스꽝스러운 애정 표현을 연출한다. 상대 남성은 이런 모습에 기겁을 하고 고개를 돌려버린다. 감정의 교류에는 이렇듯 원칙이 능사가 아닐 때가 많다. 소통이 시대의 화두지만 개인이든 기업·정부든 기대대로 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통한다는 건 충분한 이해와 배려가 기본이라 이성만 갖고는 되지 않는다.



 그런 것 중의 하나가 트위터다. 트위터 못 하면 왠지 시대에 뒤처진 것 같아 너도나도 열심이다. 순식간에 국내 가입자가 200만 명을 돌파했다니 트위터 공간의 소통에 관해 생각해볼 때다. 트위터는 가입이 간편하고 이동 중에도 스마트폰으로 생각과 정보를 빨리 공유할 수 있어 매력적이지만 여기엔 달콤한 함정이 있다. 캐주얼하고 그저 사적인 소통 같지만 이미 ‘매체’ 속성을 지닌 소셜 네트워킹의 한 축이다. 특히 공인이나 셀레브리티(유명인사)의 경우는 시한폭탄이 될 수도 있다.



 상당수 정치인과 기업인이 이미 개인 트위터 계정을 열었다. 대중이 공인과의 소통을 원하고, 때론 그 소통능력으로 공인 자격까지 가름하기에 외면하기 힘들다. 하지만 처음엔 명망을 높여주던 트위터가 자꾸 애물단지가 되곤 한다. 말 한마디에 환호하다가도 또 한마디에 폭풍 같은 질타가 쏟아지고, 오래 쌓아온 좋은 이미지가 실추되기도 한다. 왜 그들은 어설픈 대응으로 빈축을 사는 것일까. 왜 그토록 부주의한 것인가. 이런 의문에 ‘개인이미지통합(PI·Personal Identity)’이란 관점에서는 세 가지 이야기가 가능하다.



 첫째, 트위터의 메시지 전달 구조다. 전통 매체를 통해 일반에 전달된 공인들의 모습은 정돈되고 편집된 것들이기 일쑤다. 하지만 트위터는 검열이나 여과 없이 손가락 클릭 몇 번이면 개인의 생각이 가감 없이 불특정 다수에게 전달된다. 몹시 솔직하고 파워풀한 매체다. 하지만 140자 이내의 단문 메시지는 너무 함축적이라 여러 갈래의 해석이 가능하다. 인기 트위터리안은 ‘달을 가리켰는데 손가락만 본다’고 억울해하고, 대중은 ‘공인 자격이 없다’ 운운한다.



 둘째, 공인의 쌍방향 소통능력 부재다. 특히 눈치 볼 일 없이 자라난 이들은 감출 것, 드러낼 것을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두 가지 기업가 유형을 그려보자. A경영자는 ‘나’ 중심 자기만족의 공간으로 트위터를 활용한다. 호불호를 직설적으로 드러내 때로는 ‘욱’ 하는 성격을 드러낸다. B경영인은 ‘우리’ 중심의 대중적 공간으로 활용한다. 자신의 일상생활을 위트 있고 소탈한 이야기로 풀어내 공감을 끌어낸다. 대중과 자신의 연대를 확인한다. 어느 쪽이 기업경영에 도움이 될까.



 셋째, 트위터의 엄청난 전파력이다. ‘리트윗’ 기능은 실시간 정보를 기하급수적으로 세상에 뿌린다. 팔로어가 100명인 이가, 100명씩의 팔로어를 둔 자신의 팔로어에 클릭을 하면 한 번에 1만 명에게 글이 전달될 수 있다. 국내 셀레브리티 중에는 팔로어가 20만∼30만 명인 경우가 적잖다. 부적절한 메시지가 몇 명에게라도 날아갔다간 우리나라 특유의 국민정서법상 난리가 난다.



 공인들이 대중과 직접 소통에 나선 건 다행이다. 하지만 대중과의 진정한 소통을 원하는 공인이라면 소통방법에 대해 좀 더 고민하고 자신을 낮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공인의 실수를 기다렸다 ‘마녀사냥’에 나서는 일부 악의적 네티즌들 역시 좀 더 너그러워져야 한다. 트위터는 ‘함께하는 공인’ 시대를 열었다. 우리는 정보기술(IT)이 가능케 한 이 소통의 혁신을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 불필요한 오해로 대중과 공인이 서로에게 실망하고 상처 주는 일들은 줄여 나가야 한다.



이주연 리더스커뮤니케이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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