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food&] 구마준표 단팥빵 … 팥소는 여러분께 받은 사랑

중앙일보 2010.12.14 00:02 경제 21면 지면보기



‘제빵왕 김탁구’의 주원, 독자 차지수씨와 함께 빵굽기



이날 주원은 독자에게 단팥빵 만드는 법을 꼼꼼히 가르쳐줬다. 올해 '제빵왕 김탁구'로 뭐든 도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는 주원과 언젠가는 최고의 쇼콜라티에가 되겠다는 차지수 씨의 모습이 어딘가 닮았다.





올해의 인기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에서 구마준을 연기했던 주원(23)씨가 Food& 독자들을 위해 ‘단팥빵’을 만들었다.“올해 큰 사랑을 받은 데 대한 감사의 뜻으로 지면으로나마 직접 만든 단팥빵을 선물하고 싶다”는 거였다. 이에 Food&은 함께 빵을 만들 독자 한 명을 초청했다. 이번에 참여한 독자는 차지수(26)씨. 수원 서부경찰서에서 시민들의 유실물을 찾아주는 일을 하고 있는 그는 앞으로 쇼콜라티에가 되는 게 꿈이다. 차씨는 촬영장에 자신이 만든 생초콜릿을 가져와 선물했다. 그리고 3시간이 넘도록 주원과 함께 빵을 만들었다.



글=이상은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장소협찬=샘표 지미원(www.sempio.com, 02-3393-5580)



엎치락뒤치락 3시간, 고소하고 달콤한 맛 탄생









드라마 속 빵 경합에선 언제나 탁구에게 졌지만 실제론 주원의 솜씨가 한 수 위.



주원은 오후 2시 쿠킹 스튜디오에 도착해 차지수씨와 함께 곧바로 반죽에 들어갔다. 강력분에 달걀·이스트·설탕·소금·물을 섞더니 반죽기에 넣는다. 30분이나 돌렸는데도 반죽이 질다. 반죽이 되고도 남을 시간인데, 아무래도 처음 준비해놓은 비율이 잘못 되었나 보다. 고민하던 주원은 “강력분을 더 달라”고 해 더 넣고 계속 반죽기를 돌린다. 중간중간 확인하며 버터를 넣고 30분을 더 돌렸지만 반죽은 여전히 질었다. 결국 기계에서 꺼내 손으로 반죽하기 시작한다. 총 1시간30분 동안 때로는 심각한 표정을 지어가며 침착하게 반죽을 했다. 30분간의 1차 발효가 끝나고, 반죽을 11개로 분할했다. 모양을 동그랗게 빚는 일명 ‘둥글리기’ 작업에 들어갔다.



 “무작정 돌리기만 하면 안 돼요. 이렇게 옆구리를 계속 쳐줘야 돼요.”차씨에게 방법을 꼼꼼히 가르쳐준다. 쑥스러워하는 독자와, 예쁘게 빚었는지 자꾸 확인하려고 하는 주원의 모습이 대조적이다. 둥글리기까지 끝내고 나니 거의 2시간이 지났다. 주원은“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그래도 2차 발효를 하자”고 제안했다. 2차 발효를 하고 난 반죽에 팥을 꾹꾹 눌러 담는다. “팥 많이 넣어도 되죠? 전 빵집에서 단팥빵 사 먹을 때 팥이 적게 들었거나 한쪽에 몰려 있으면 화가 나요.”야무지게 오므린 뒤 틀로 모양을 낸다. 이제 오븐에 넣기만 하면 될 차례. 그런데 “빵이 건조한 것 같다”며 분무기로 물을 뿌렸다. 저녁 5시가 다 된 시간, 비로소 오븐에 빵을 넣었다. 스튜디오엔 고소한 냄새가 폴폴 풍겼다. 드디어 단팥빵 완성.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환호했다. 오븐 속에서 노릇노릇 구워진 귀여운 단팥빵이 나왔기 때문. 모두들 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갓 나온 뜨거운 단팥빵을 한 입씩 베어 물었다. 달콤한 팥이 꽉 차 있었다. 11개의 단팥빵은 식기도 전에 사라져 버렸다.



“촬영장에서 빵 만들 때 탁구 것보다 맛있다던데요”









주원이 직접 만든 단팥빵. 달콤한 팥이 꽉 찼다. 처음 비율을 잘 못 맞춰 만드는데 3시간이 넘게 걸리긴 했지만, 현장 스태프들은 모두 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갓 나온 단팥빵을 맛볼 수 있었다. 드라마 속 구마준보다 강한 주원의 집념 덕분.



빵을 만드는 동안 기자는 주원과 차지수씨와 함께 수다를 떨었다. 주씨는 “실제 촬영장에서 빵을 만들었을 때 스태프들이 탁구의 빵보다 내 빵이 더 맛있다며 좋아했다”고 자랑했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빵은 단팥빵이라고.



 “드라마 촬영 전 한 달 정도 빵 만들기를 배웠어요. 전문가 수준은 아니지만 기본적인 단팥빵·소보로빵·크림빵 같은 건 만들 줄 알죠. 원래 단팥빵을 좋아해서 뮤지컬 공연 직전에도 주로 단팥빵을 먹어요. 이젠 팥을 듬뿍 넣어서 내가 스스로 만들어 먹을 수 있어서 좋아요.“



 그는 빵과 연기는 공통점이 있다고 했다. 둘 다 ‘있는 그대로’가 좋다는 것. 빵은 첨가물을 많이 넣는다고 맛있어지는 게 아니듯이 연기도 기교를 부리거나 감정을 과장하는 것보다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게 좋다는 것이다. 그는 드라마 촬영 중 주종빵을 만들면서 고생했던 이야기도 들려줬다.



 “주종빵은 막걸리로 만드는데 제가 술을 못 하거든요. 촬영장에서 계속 막걸리 냄새를 맡았는데 정신을 못 차리겠더라고요. 그래도 드라마 찍는 내내 제빵의 매력에 푹 빠져 살았어요. 밀가루 반죽 주무르는 느낌도 좋고, 재밌어서 밤새 만들어도 지치는 줄 몰랐죠.”



 주원은 “식빵 같은 사람이 되겠다”고 했다. 식빵은 기본에 충실한 빵이라는 점에서다. “‘제빵왕 김탁구’출연 후 가장 듣기 좋은 말이 뭔지 아세요? 친구들이 ‘넌 여전히 내 친구 문준원(주원의 본명)이라 좋다’고 할 때예요. 앞으로 제가 더 잘된다고 해도 초심을 잃지 않는 사람냄새 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