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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교원평가제 유명무실해져선 안 된다

중앙일보 2010.12.14 00:01 종합 38면 지면보기
올해 처음 전면 시행된 교원평가가 사립 특수학교 등 세 곳을 제외한 전국 1만1403개교에서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도입 논의에만 10년 세월이 걸린 교원평가제가 일단 첫발을 잘 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물론 시행 과정에서 평가 기준과 방식 등에 미흡한 부분이 적잖게 드러나기도 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어제 ‘교원평가 모형 개선 방안’을 내놓은 것은 이 같은 시행 초기의 미비점(未備點)을 다듬고 보완하려는 시도다. 설문 문항수를 간소화하고 문항 제작에 학부모·학생이 참여토록 하는가 하면 동료교사 평가의 전문성을 높이는 등의 개선 방안은 평가할 만하다.



 문제는 교원평가제의 실효성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는 방안도 포함돼 있어 시행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학부모 만족도 조사 관련 내용이 대표적이다. 우선 교장·교감·초등담임교사만 필수 평가대상으로 하고 나머지 교사는 학부모가 희망할 경우 선택해 응답하도록 한 것은 역효과를 낼 우려가 있다. 올해 그나마 54%였던 학부모 참여율이 더 떨어질 공산(公算)이 크기 때문이다. 학부모가 여러 교사를 판단할 정보가 부족하니 선택에 맡긴다는 설명은 납득하기 어렵다. 수업참관 기회 확대 등 정보를 제대로 제공할 방도를 찾아야지 평가를 하든 말든 알아서 하라는 식이 돼선 곤란하다. 일반교사에 대한 학부모 만족도 조사 결과를 연수 대상 교사를 선정할 때 참고자료로만 활용하게 한 것도 문제다. 자칫 교원평가를 유명무실(有名無實)한 반쪽짜리로 만들지나 않을까 걱정스럽다.



 교과부는 교원평가의 기본 골격만 제시하고 세부 시행에서는 시·도교육청의 자율성을 확대한 것은 지역 여건과 특성을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이다. 그러나 일부 진보 성향 교육감들이 입맛대로 시행할 경우 교원평가제의 근본 취지가 흔들릴 우려도 없지 않다. 이럴 가능성을 최소화하려면 국회가 교원평가제 입법화를 통해 일관성 있는 제도 시행을 담보하는 게 급선무(急先務)다. 국회가 직무유기를 계속하면 정부가 대통령령으로라도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교원평가제 안착을 위해 정부와 국회가 온 힘을 쏟아주길 다시 한번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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