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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4·3 사건서 불붙은 제주 여인 3대의 비극

중앙일보 2010.12.11 02:55 종합 24면 지면보기








비바리

고봉황 지음

왕의서재, 390쪽

1만1500원




3만 명이 희생된 것으로 추산되는 제주 4·3 사건은 해방 직후 한국 사회의 혼란상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최대의 유혈 참극이었다. 언어의 결, 서사 구조 등을 통해 어쩔 수 없이 삶과 현실을 반영하는 문학은 이를 단골로 소재 삼아 왔다.



멀게는 제주 출신 소설가 현기영씨의 단편 ‘순이 삼촌’이 눈에 띈다. 4·3에 대해 언급하는 것 자체가 금기시되던 1978년 발표돼 큰 파장을 불렀다. 시인 이산하씨는 87년 서사시 『한라산』을 발표해 다시 한 번 4·3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



 『비바리』는 그 연장선에 놓인다. 4·3에서 출발해 60년간 이어지는 제주 여인 3대(代)의 비극을 다룬 장편소설이다. 유복한 목장 집의 딸 송지하가 집안을 몰락케 한 원수, 강두식에게 겁탈 당해 그의 아이를 낳아 기르게 되면서 겪게 되는 기구한 인생 유전이 소설의 뼈대다. 딸이 원망스러울 수 밖에 없는 지하는 소홀히 대하다 끝내 사망케 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모성에 심각한 상처를 입고 그에 대한 보상심리로 잃었던 재산 찾기에 나선다. 저자는 제주도 출신의 방송작가다. 그의 첫 장편. 문장이 짧고 담백해 빠르게 읽힌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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