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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가 던진 유리병에 깜짝 … 오 마이 갓! 찰스 왕세자 부부

중앙일보 2010.12.11 01:03 종합 2면 지면보기



영국 왕실로 불똥 튄 대학 수업료 인상 반대



영국 찰스 왕세자와 부인 커밀라 파커 볼스 콘월 공작부인이 9일(현지시간) 런던 리전트 거리에서 대학 수업료 인상에 반대하는 시위대의 공격을 받자 차 안에서 놀란 표정을 짓고 있다. [런던 AP=연합뉴스]



영국의 찰스(62) 왕세자 부부가 9일(현지시간) 런던 도심에서 시위 학생들로부터 봉변을 당했다. 대학 수업료 인상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왕세자의 차에 페인트와 유리병 등을 던지며 욕설을 퍼부은 것이다. 영국 왕실은 정부의 일반적 정책에는 관여하지 않기 때문에 수업료 문제에 대한 직접적 책임이 없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찰스 왕세자와 부인 커밀라 파커 볼스(63) 콘월 공작부인이 타고 있던 롤스로이스 팬텀 승용차가 흰 페인트로 얼룩지고 유리창 하나에 금이 갔을 뿐 왕세자 부부가 해를 입지는 않았다고 보도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왕세자의 차는 리전트 거리에서 앞서가며 길을 인도하던 경찰 차량 때문에 시위대의 눈에 띄었다. 처음에는 몇몇 학생이 등록금 문제에 대해 대화를 하자는 취지로 멈춰 선 차량에 접근했으나 갑자기 수십 명이 차를 둘러싸면서 통제 불능 상태에 빠졌다.



 왕세자 부부는 처음엔 놀랐으나 간간이 미소를 지어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잠시 뒤 주변에 있던 경찰관과 뒤차에 타고 있던 경호원이 시위대를 뚫고 나갈 길을 만들어 왕세자 부부는 예정대로 자선공연에 참석할 수 있었다. 영국에서 왕족에 대한 대중의 공격은 전례가 드문 일이다.



 이날 시위는 대학의 연간 수업료 상한선을 3290파운드(약 590만원)에서 9000파운드로 올리는 법안을 하원에서 처리하는 데 따라 발생했다. 약 3만 명의 대학생·고교생 등이 의사당 주변과 도심 여러 곳에서 시위를 벌였다. 일부 참가자는 상점과 정부 건물의 유리창을 깨고 경찰관을 향해 당구공을 던졌다. 의사당 앞에 있는 윈스턴 처칠 전 총리의 동상이 오줌과 낙서로 훼손되기도 했다. 이 같은 폭력 사태로 영국 경찰은 시위대 43명을 현장에서 체포했다.



 한편 수업료 인상 법안은 이날 예정대로 의회에서 가결됐으나 보수당과 연립정부를 구성 중인 자유민주당 소속 의원 57명 중 21명이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유민주당 의원 중 두 명은 법안 처리에 대한 항의 표시로 정부 내의 보직에서 사퇴하기도 했다.



파리=이상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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