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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 섬에서도 … 산골에서도 … ‘배움의 열정’ 식지 않았다

중앙일보 2010.12.11 00:19 종합 32면 지면보기



서해 5도 고교생 첫 서울대 진학
교육학과 합격한 대청고 백진성군 “방과 후 해병대 형들에게서 배워”





북한의 연평도 공격으로 우울한 서해 5도에 오랜 만에 반가운 소식이 10일 전해졌다. 대청도의 대청고교 3학년 백진성(18·사진)군이 서울대 교육학과에 수시 전형으로 합격한 것. 대청도와 연평도 등 서해 5도를 포함해 옹진군의 고교생 중 처음으로 서울대에 합격한 것이다.



 백군은 이날 서울대로부터 수시 1차 기회균형 선발 특별 전형에 합격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대청고에서는 교사·학생들이 함께 축하 행사를 열었다. 백군은 옹진군 대청도에서만 살아온 토박이 섬 소년이다. 고교 3년간 오전 8시에 시작해 오후 9시30분까지 정규 수업과 방과후 학교 수업을 들으며 대학 입학을 준비했다. 특히 매주 토요일엔 우수 해병대 병사들로부터 주요 과목을 공부했다. 백 군은 “학교 공부와 해병대 형님들이 가르쳐 주는 주말학교 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합격 비결을 설명했다.



 하지만 합격자 발표 전 백군의 마음은 심란했다. 북한의 연평도 공격 소식에 ‘이러다 뭐가 잘못되는 게 아닐까’라는 걱정을 했다. 학교도 일주일 휴교를 했다. 해병대 형님들이 숨졌다는 소식도 들었다. 백군은 “대청도에서는 포 소리는 익숙하지만, 군인들이 사망했다는 소식에 너무도 슬펐다”고 말했다.



 학원 한번 다니지 않은 아들의 서울대 합격 소식에 백군의 어머니 류석자(44)씨는 “아들을 인천으로 내보내 공부를 시킬까 생각도 했지만 두 배나 더 드는 생활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포기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오히려 진성이가 ‘여기서도 열심히 하면 된다’며 부모를 위로했다”고 대견해 했다. 백군의 부모는 대청도에서 작은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백군은 이번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언어와 외국어가 상위 1%에 드는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백군은 “할아버지와 할머니, 부모님이 좋아하셔서 기쁘다”면서 “부모님과 선생님께 깊이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그는 교육학과에 지원한 이유에 대해 “교육 정책을 잘 펴면 학생들이 힘들게 공부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교육 정책을 잘 펴는 교육학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심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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