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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은…] 범죄 예방과 환경

중앙일보 2010.12.11 00:15 종합 33면 지면보기






한달우
대전 서부경찰서장




경찰의 과학수사 기법이 발전하는 만큼 범인들의 범죄수법 또한 진화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경찰백서에 따르면 2009년 전국에서 발생한 절도범죄는 무려 25만여 건으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 이 중 아파트 등 공동주택과 노상, 사무실 등 준공공장소에서 발생하는 빈도가 높다. 반면 검거는 18만여 건으로 발생률 대비 약 70% 수준이다. 지능화·흉포화되는 범죄에 한정된 경찰의 순찰력만으로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이에 도시계획 수립이나 건축설계 단계부터 범죄예방을 고려한 ‘환경설계를 통한 범죄예방 계획(CPTED : 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 Design)’이 주목받고 있다. 이는 범죄 피해를 당할 잠재적 피해자, 범죄인, 장소들 사이의 상관성을 분석해 건축설계나 도시계획에 적용하는 범죄예방 기법을 말한다. 범죄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환경적 요인을 찾아 개선함으로써 범인의 접근을 차단하고 범죄 기회를 줄이는 것이다. 여기에는 건축물이나 시설물 등의 설계 때 가시권을 최대한 확보토록 배치하는 자연적 감시, 특정 지역에 접근하는 사람들을 정해진 공간으로 유도하는 자연적 접근 통제 등 다양한 기법들이 있다. 미국·유럽 등에서 이미 도입돼 그 가능성이 확인됐다.



 CPTED 도입을 위해서는 우선 그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예산이 지원돼야 한다. 둘째, 법적 뒷받침이다. 정부와 국회는 전국에 적용할 수 있는 관련 법규를,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는 조례를 각각 제정해 지역 특성에 맞게 반영해야 한다. 셋째, 전문가 양성이다. 교육과정 신설, 자격증 부여 등 제도적 지원도 요망된다.



한달우 대전 서부경찰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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