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임 지사 임명 인사 등 겨냥 … 경남, 출연 기관장 사퇴 압력

중앙일보 2010.12.09 02:17 종합 26면 지면보기



김두관 지사, 취임 전부터 “새 출발”
측근이 일부 기관장 찾아가 뜻 전달
당사자들 반발 … “임기 남았다”
도청 공무원도 찬반 엇갈려





경남도가 출자·출연기관장에게 사퇴하도록 종용해 당사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윤성혜 경남도 감사관은 6일 경남테크노파크 강성준(61)원장을 만나 사표를 낼 것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 원장은 “윤 감사관이 ‘기구를 개편했으나 승진 요인이 없어 직원들 사기가 저하돼 있다. 후배들을 위해 용퇴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나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강 원장은 “임기가 7개월밖에 안 남았는데, 지금 나가면 마치 잘못해서 쫓겨나는 것처럼 비쳐진다”며 사표 제출을 거부했다. 강 원장은 “내가 용퇴를 안 하면 감사를 하겠다는 얘기냐. 지사가 직접 나서서 기관장을 설득하는 게 모양새가 좋지 않으냐”는 말로 윤 감사관을 돌려보냈다고 한다.



 산하 기관장에 대한 사퇴 압력은 김두관 지사가 취임하기 전에도 있었다. 김 지사는 취임을 앞둔 6월 29일 “(물러나는) 김태호 지사가 임명한 출자·출연기관의 장(長)은 사표를 내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경남도가 새로 출발하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에 재신임을 통해 다시 역할을 맡는 게 합리적이고, 다음 도지사에게 인사 폭을 넓힐 수 있게 해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의 측근인 임근재 정책특보는 10월 초부터 지사·부지사가 대표로 있는 두 곳을 제외한 12곳의 기관장 가운데 일부 기관장을 찾아가 도지사 뜻을 전달했다. 임 특보는 8일 “전임 지사가 퇴임 직전 기관장을 임명한 것은 후임자의 인사를 방해한 것과 다름없다”며 “기관장들은 책임행정을 위해 다시 평가받아야 하고, 도정이 잘 안착 되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경남도는 연말까지 경영성과 등을 따져 기관장의 재신임 문제를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중 이사회를 소집해 해당 기관의 정관을 바꿔 기관장 임기를 도지사 임기와 맞추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지사 임기는 2014년 6월30일까지다.



 그러나 해당 기관장들은 반발하고 있다. 안승택 경남개발공사 사장은 “공무원 정년을 1년 8개월 남겨두고 사직서를 낸 뒤 4월 사장에 임명돼 아직 임기가 많이 남아 있다”며 “적법한 공모절차를 거쳤는데 일방적으로 나가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12명의 기관장 가운데 경남발전연구원장과 경남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은 김 지사가 취임한 뒤 임명했다. 경남도개발공사 사장, 경남문화재단 이사장, 경남무역 대표 등은 불출마를 선언한 김태호 전 지사가 퇴임 전 임명했다. 이들 기관장의 임기는 3년으로 남은 임기는 다르다.



경남도는 기관장 12명 가운데 2~3명을 ‘퇴출’ 대상으로 꼽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남도청 공무원들도 찬·반으로 의견이 갈리며 설왕설래하고 있다.



황선윤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