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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께 면목없습니다” 그리고 8분 뒤 통과

중앙일보 2010.12.09 02:00 종합 1면 지면보기



박희태 사회권 넘겨받은 정의화 부의장의 ‘참회’
“북이 포 쏘는 상황에 … 죄송”
한나라, 309조 예산 단독처리





2011년 예산안이 정기국회 폐회를 하루 앞둔 8일 오후 ‘아수라장 국회’에서 통과됐다.



 한나라당은 국회 본회의장 국회의장석을 점거하고 있던 민주·민노·진보신당 의원 70여 명을 힘으로 밀어낸 뒤 미래희망연대·창조한국당 의원 등과 함께 사실상 단독으로 예산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165명, 반대 1명(창조한국당 이용경 의원)으로 통과시켰다.



 정의화(한나라당) 국회부의장은 이날 오후 4시46분 본회의 개의를 선언하며 “국민 여러분, 참으로 면목이 없습니다. 우리가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왔는지…. 북한이 대한민국을 향해 포탄을 쏘는 이런 상황에서 국민 여러분에게 이런 모습을 보이게 된 것을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합니다”라고 참회의 말을 남겼다. 예산안은 그 후 8분 만에 통과됐다. 야당의 저지로 본회의장에 입장하지 못한 박희태 국회의장은 미리 입장해 있던 정 부의장에게 사회권을 넘겼었다.



 이날 처리된 새해 예산안은 정부 제출안(309조5518억원)보다 4951억원 삭감된 309조567억원 규모였다. ‘예산전쟁’의 빌미가 됐던 4대 강 사업 예산은 2700억원 삭감된 반면 북한의 연평도 공격에 따른 서해 5도 전력증강예산 등 국방 예산은 1419억원 증액됐다.



 한나라당은 박희태 의장이 직권상정한 ‘아랍에미리트(UAE) 파병동의안’과 민주당이 4대 강 핵심 법안이라며 반대한 ‘친수구역 활용에 관한 특별법안’ 등 25개 쟁점 법안·동의안도 통과시켰다.



 전날 밤부터 본회의장 안팎에서 대치해 온 여야는 예산안 처리 전 국회 본회의장 주변에서 집단적으로 몸싸움을 벌이면서 욕설·고함을 주고받았다.



 예산안 등이 처리된 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국회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한나라당이 강행 통과시킨 예산안은 원천무효”라며 “국민과 함께 이명박 정부 규탄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강민석·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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