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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회 - 강기정 주먹으로 치고 받아 …‘로텐더홀 혈투’

중앙일보 2010.12.09 01:40 종합 4면 지면보기



폭력으로 끝난 2010 마지막 국회



한나라당 김성회 의원(왼쪽)과 민주당 강기정 의원이 주먹다짐을 한 뒤 피를 흘리고 있다. [뉴시스]



8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의 국회의장석 뒤편 태극기 깃대가 위태롭게 흔들렸다. 여야 의원 100여 명이 의장석을 차지하기 위해 밀고 밀리는 동안 태극기도 밀고 밀렸다. 격돌 이후 태극기는 너절해졌다. 2010년 정기국회의 마지막 모습이다.



 ◆27분간의 단상 혈투=오후 3시59분부터 의장석을 놓고 혈투가 시작됐다. 민주당 의원들이 빼곡히 들어선 의장석을 향해 한나라당 의원들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입법전쟁의 ‘용사’들이 다시 전면에 섰다. 한나라당에선 차명진·김성회·조원진·김학용 의원이 선두 공격조였다. 민주당 백원우·조정식·최재성 의원과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수비의 최전선에 섰다. 이들 사이엔 육박전이 벌어졌고 육두문자도 난무했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한때 선두에서 힘을 썼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피켓을 들거나 원격 지휘하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고지’랄 수 있는 의장석을 두고 여성인 한나라당 이은재 의원이 맹렬함을 보였다. 그는 의장석에 앉아있던 민주당 최영희 의원에게 “이제 됐다. 할 만큼 했다”고 하면서 그를 끌어냈다. 이 의원은 지난해 7월에도 민노당 이정희 의원과 민주당 김유정 의원을 힘으로 압도했었다.



 한나라당이 의장석을 장악한 건 오후 4시26분이었다. 그로부터 6분 뒤 사회권을 쥔 한나라당 소속 정의화 국회부의장이 의장석에 앉았다. 그는 “우리가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왔는지 의장으로서 참으로 안타깝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새해 예산안과 예산 부수 법안 등을 일사천리로 처리했다. 민주당 장세환 의원은 “오늘로 민주주의는 종언을 고하고 한나라당에 의해 야만의 시대가 왔다”고 외쳤다. 민주당은 이후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열었다.















 ◆피까지 본 로텐더홀 격돌=한나라당 의원들은 국회 경위들의 도움을 얻어 본회의장에 진입했다. 경위들이 로텐더홀(중앙홀) 쪽 출입문을 안에서 열어줬기 때문이다. 오후 1시45분 한나라당 의원과 사무처 요원, 보좌진이 대거 등장했다. 그리고 “으쌰”를 외치며 밀어붙였다. 비슷한 시각 박희태 국회의장이 본회의장 질서유지권을 발동했다. 오후 2시20분 홍준표 최고위원과 정몽준 전 대표 등이 출입문을 통해 진입하자 한나라당에선 “과반을 넘겼다(161명)”는 얘기가 나왔다. 이때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출입문 앞에서 연좌 농성을 계속하고 있었다.



 출입문 안쪽에선 주먹다짐도 벌어졌다. 한나라당 김성회 의원이 같은 당 의원들을 안으로 끌어들이는 걸 보고 민주당 강기정 의원이 달려들면서다. 두 의원 모두 코와 입 주변에 피를 흘렸다. 오후 3시25분쯤 한나라당의 마지막 진입 작전이 있었다. 안상수 대표와 김형오 전 의장,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등을 들여보내기 위해서였다. 민주당 인사들은 안 대표를 보고 “보온병”을 반복적으로 외쳤다. 한나라당 인사들은 “폭탄주”라고 소리쳤다. 포격당한 연평도를 돌아보다 소주병을 보고 “진짜 폭탄주네”라고 했던 민주당 소속 송영길 인천시장을 겨냥한 말이었다. 안 대표는 미끄러져 들어가지 못했다가 본회의가 시작된 뒤 입장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야당의 저지로 본회의장에 들어가지 못했다고 의원실이 밝혔다.



 ◆3분22초 만에 끝난 예결위=김무성 원내대표는 오전부터 “오늘 중 처리한다”고 호언했다. 실행에 들어간 건 오전 11시2분부터였다. 이주영 예결위원장(한나라당)이 예결위에서 예산안을 처리하고 산회를 선언하는 데 걸린 시간은 3분22초였다. 한나라당은 지난해처럼 올해도 예결위회의장이 아닌 곳(246호)에서 회의를 열었다. 박희태 국회의장은 7일 밤 예산 부수 법안 심사기일을 지정하는 등 강행처리 결심을 굳혔다. 그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했다.



고정애·이가영·선승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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