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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춘 지검장, 수사 중 피의사실 밝혀 논란

중앙일보 2010.12.09 00:40 종합 19면 지면보기



한화 비자금 의혹 사건 개요
이례적으로 검찰통신망에 올려





“한화는 김승연 회장이 보유한 회사의 부채를 계열사 자금을 동원해 갚았다.”



 한화그룹 비자금 의혹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남기춘(51·사진) 서울서부지검장이 최근 검찰 내부 통신망을 통해 수사와 관련한 자신의 소회를 밝힌 것으로 8일 확인됐다. 남 지검장은 A4용지 5장 분량의 이 글에서 이번 수사에 대한 언론의 비판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현직 검사장이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입장을 표명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또 검찰 내부 통신망이긴 하지만 사실상 수사 중인 사건의 피의사실을 공표했다는 점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남 지검장은 “수사공보 준칙에 따라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만 취재에 응했는데 한화그룹은 수시로 언론에 자신들의 주장을 홍보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 결과를 요약해 올렸다.



 그는 “수백 개 차명계좌의 자금 흐름을 따라가 보니 천문학적 액수의 출처 불명인 자산을 파악했다”며 “이 가운데 차명 주주 명의의 부실회사가 갖고 있는 약 3500억원의 빚을 한화의 정식계열사 돈으로 갚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했다. “이는 위장계열사의 채무를 정당한 이유 없이 변제한 것으로 그 자체가 회사에 대한 배임 범죄행위”라는 것이다. 또 “한화 계열사들은 이 사실을 떳떳하게 공개하지 못하고 기업세탁을 자행했다”고 비판했다.



 남 지검장은 이번 수사 관련 언론 보도에 대해 “3개월 동안 대부분 위장계열사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여왔는데도 이를 ‘싹쓸이식’ 수사라고 비판한다”며 “정치인에 대한 로비수사를 언론이 목표로 제시한 뒤 그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용두사미’라며 보도하는 관행이 맞는 것이냐”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한화그룹 측은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특별히 할 말이 없다”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최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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