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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막히자 M&A시장 ‘소화불량’

중앙일보 2010.12.09 00:27 경제 1면 지면보기
현대건설 매각절차에 논란이 불거지면서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이 소화불량에 걸렸다. 재수·삼수를 노리던 M&A 건들이 줄줄이 연기되고 있다. 올 들어 대형 M&A가 잇따라 성사되면서 뜨거워졌던 시장의 열기가 식어가는 분위기다.


하이닉스·대우조선해양 등
연내 매각작업 시동 걸려다
대부분 일정 내년으로 미뤄

 현대건설 매각은 당사자인 현대그룹·현대차그룹·외환은행·정책금융공사 간의 진흙탕 공방에 휘말려 있는 상태다. 주주협의회가 경고한 대로 현대그룹이 계속 자금 출처 소명을 거부하면 매각 양해각서(MOU)가 해지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현대그룹과 주주협의회 간 법정 공방으로 현대건설 매각은 장기 표류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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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는 이 때문에 다른 M&A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건설로 인해 매각작업에 가장 영향을 받은 건 하이닉스반도체다. 당초 하이닉스 매각작업은 연내에 시작될 예정이지만, 채권단 내에선 아직 이를 맡아 할 실무팀도 꾸리지 못했다. 정책금융공사·외환은행·우리은행 등 하이닉스 주주협의회의 주요 구성원이 현대건설과 겹치는 탓이다.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하이닉스 매각작업을 담당할 실무진이 대부분 현대건설과 겹쳐 있어, 연내 하이닉스 매각작업에 들어가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하이닉스는 시가총액(13조7535억원)이 현대건설의 두 배 가까이 되는 대형 매물이다. 하이닉스 주주협의회는 인수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올 들어 두 차례 블록세일(대량매매)을 통해 보유지분을 17.9%까지 낮췄다. 이미 두 차례 매각에 실패했지만,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고 있어 주주협의회는 이번엔 주인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르면 올 하반기 M&A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됐던 대우조선해양도 내년으로 매각이 미뤄졌다. 지난해 말 일찌감치 매각주간사(산업은행·대우증권·씨티은행)를 선정해 놓고도 일 년째 매각 시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 산업은행 김윤태 기업금융4실장은 “현대건설 같은 큰 M&A 건이 있으면 재무적 투자자 유치에 영향을 받기 마련”이라며 “현대건설 매각 문제가 정리돼야 매각 시기를 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산관리공사(캠코)도 쌍용건설 매각 시기를 저울질 중이다. 시장 상황을 봐가며 하겠다는 것이다. 캠코는 쌍용건설 매각을 내년도 사업계획에 반영해 놨다. 건설 경기와 동종 업계인 현대건설 매각작업이 매각 시기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대건설보다 먼저 시작된 산업은행의 대우건설 인수작업도 늦어지고 있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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