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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1,2위 제약사 CEO … 회계사·변호사 출신으로 교체 왜?

중앙일보 2010.12.09 00:24 경제 11면 지면보기



화이자 이언 리드 CEO, 고지혈증 치료제 내년 특허 만료 … 바이오의약품으로 만회 노려
머크 프레이저 CEO, 복제약 업체들과 소송 대비 … 법률 지식 갖춘 경영진 강화



이언 리드(左), 케네스 프레이저(右)



미국의 화이자와 머크의 수장이 이달 들어 잇따라 교체됐다. 세계 1·2위 다국적 제약업체의 최고경영자(CEO)가 거의 동시에 바뀐 것이라 관련 업계는 비상한 관심을 보냈다. 연구센터장이나 의사 출신이 득세하던 자리에 법률·회계 전문가가 앉은 것도 이채롭다.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로 유명한 세계 최대 제약회사인 화이자는 글로벌 바이오제약 사업부문 총괄대표를 맡고 있는 이언 리드(57)를 CEO로 임명했다. 2006년부터 그 자리를 지키던 제프 킨들러(54) 회장이 ‘이제 지친다’는 말을 남기고 돌연 은퇴를 선언한 직후다. 이번 CEO 교체는 전 세계 시장에서 연간 120억 달러씩 팔리던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토’가 내년 특허가 만료한다는 점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화이자가 이에 따른 매출 감소를 바이오의약품으로 만회하려는 것으로 업계는 본다. 블룸버그통신은 리피토의 특허가 만료되면 내년도 화이자 매출이 24% 급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리드 신임 사장은 영국 런던 임페리얼칼리지 화학공학과 출신인데도 특이하게 공인회계사가 된 뒤 1978년 화이자의 회계감사로 입사했다. 96년에는 중남미와 캐나다 등 미주를 관할하는 화이자 해외법인장이 됐다. 2001년에는 캐나다와 유럽 담당 본사 부사장, 2006년 수석 부사장(글로벌 바이오제약 사업부 총괄대표)을 역임했다.



 글로벌 매출 2위 제약사인 머크도 최근 이사회를 열고 2005년 CEO에 취임한 리처드 클라크 회장의 후임으로 케네스 프레이저(55) 사장을 임명했다. 그는 내년 1월 1일 CEO로 공식 취임한다. 65세까지만 회장을 한다는 회사 방침에 따라 클라크 회장의 내년 은퇴를 앞두고 이뤄진 인사다. 프레이저 신임 사장은 머크 최초의 흑인 CEO로, 펜실베이니아주립대와 하버드대 로스쿨을 나온 변호사 출신이다. 92년 머크에 합류한 뒤 2007년 머크의 관절염 치료제 ‘바이오스’ 관련 소송에서 48억5000달러에 합의를 봐 회사의 손실을 크게 덜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변호사 출신의 CEO 선임에 대해 머크 측은 “기업 관련 소송의 규모나 정부 규제가 늘어나는 추세라 제약회사 최고경영진이 법률적 지식으로 무장하는 것이 절실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연간 10억 달러 이상 팔리는 머크의 ‘블록버스터’ 제품 가운데 특허가 만료했거나 만료를 앞둬 복제약 업체들과 각종 소송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012년 특허만료되는 천식치료제 ‘싱귤레어’가 대표적이다. 이 약은 지난해 49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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