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김형석의 내 맘대로 베스트 7] 주목 받는 신인 감독

중앙일보 2010.12.09 00:20 경제 23면 지면보기



한국 영화를 빛낼 일곱 빛깔 무지개



김광식 감독의 영화 ‘내 깡패 같은 애인’





필자가 만약 올해 영화상 심사위원이었다면, 신인 감독상 부문에서 가장 많은 고민을 했을 것 같다. 독립영화와 상업영화를 아울러, 유난히 괜찮은 신인 감독들이 많이 등장했던 2010년. 한국 영화의 미래를 이끌어갈 7명의 신인 감독을 만난다.



김형석 영화 칼럼니스트



7. 이정호



‘베스트셀러’에서 장르의 클리셰를 다루고 배우의 연기를 끌어내는 감독의 능력은 기대 이상의 솜씨다. 그 과정에서 무리수가 보일 때도 있지만, 신인 감독이 데뷔작에서 가장 흔하게 저지르는 실수인 ‘뒷심 부족’ 증상이 이 영화엔 없다. 두 번째 영화에선 좀 더 개성 있는 장르 영화로 만날 수 있기를.



6. 이응일



조잡함의 극단을 달리는 컴퓨터그래픽, 진지할수록 어설퍼 보이는 연기, 세상에 대한 거친 저항의식…. 지독한 저예산 수공업 스타일로 제작된 ‘불청객’에서 가장 빛나는 건 그 실천력이다. ‘웰메이드 영화’를 맹신하는 한국 영화계에 날리는 게릴라 감독의 강펀치! 올해 한국 영화계의 미친 존재감! 차기작이 진정 기대된다.



5. 권혁재



아마 그에게 ‘류승완 감독 연출부 출신’이라는 수식어는 더 이상 붙지 않을 것 같다. 서른 살의 감독은 첫 영화 ‘해결사’에서, 만만치 않은 스케일의 영화를 나름 능숙하게 요리해 관객 앞에 내놓는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만 좀 더 연마한다면, 분명 충무로 장르 영화의 중요한 감독이 될 것이다.



4. 장건재



단편영화 시절 10대들의 삶을 꾸준히 카메라에 담았던 감독은 30대가 돼서도 여전히 그 시절로 돌아간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10대의 삶과 사랑을 감상주의나 과장법에 빠지지 않고 깔끔하게 담아낸 ‘회오리 바람’. 밴쿠버영화제에서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과 ‘초록 물고기’가 받았던 용호상을 수상했다.



3. 김종관



단편영화 10년 내공의 감독은 첫 장편 ‘조금만 더 가까이’에서 마치 옴니버스 영화처럼 이별 이야기를 엮어낸다. 비주얼과 사운드가 빚어내는 충만한 이미지는 관객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위로하는 힘이 있다. ‘감성 영화’의 영역을 한 뼘 정도 넓힌 김종관 감독. 한 뼘 더 넓어진 다음 영화를 기다린다.



2. 장철수



그 파워로 본다면, 신인과 기성을 통틀어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은 올해 최고의 강렬함이다. 한껏 응축했다가 거침없이 내지르는 장철수 감독의 ‘낫질’은 말 그대로 거침없으며 통쾌함을 넘어 머리카락이 서는 후련함을 선사한다. 첫 영화를 너무 ‘쎄게’ 시작한 게 이후 행보에 부담을 줄지도 모른다는 걱정은, 기우이길 바란다.



1.김광식



‘내 깡패같은 애인’의 힘은 탄탄한 이야기에서 나온다. 웃음이 있지만 선을 넘지 않고, 감동이 있지만 과잉하지 않으며, 주제의식이 있지만 강요하지 않는 영화. 이러한 균형감각은 이 감독이 꽤 롱런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들게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의 데뷔작엔 ‘사람’이 있다.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