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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 동안 가장 우아했던 미국 정치인의 아내 떠나다

중앙일보 2010.12.09 00:09 종합 35면 지면보기



엘리자베스 에드워즈 별세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조 바이든 부통령, 그리고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특별 애도성명을 냈다. 이들이 깊은 슬픔으로 그리워한 사람은 상원의원이나 장관이 아니었다. 한 정치인의 부인이었다.



 2004년 민주당 부통령 후보를 지냈던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의 부인 엘리자베스 에드워즈(사진)가 7일(현지시간) 유방암으로 노스캐롤라이나주 채플힐의 자택에서 숨졌다. 61세. CNN 등 미 언론들은 이를 크게 보도했다. 그가 미국인들 사이에서 1950년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 부인 메이미 여사 이후 ‘가장 우아했던 정치인의 아내’로 각인돼 있었기 때문이다.



 해군 조종사의 딸인 엘리자베스는 법학을 공부해 변호사가 됐다. 남편 존을 만난 것도 로스쿨에서였다. 남편이 정치에 입문하자 헌신적으로 뒷바라지에 나섰다. 결혼 30년이 넘도록 항상 11달러짜리 결혼반지를 끼고 다니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러나 그에겐 시련이 많았다. 16세의 아들이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부통령 후보였던 남편과 함께 전국을 누비고 다니던 2004년 대선 막바지엔 유방암이 발견됐다. 그는 자식을 잃은 슬픔과 질병의 고통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담은 책 『품위 지키기』를 2006년 펴냈고, 이는 베스트셀러가 됐다. 더 큰 시련은 남편의 배신이었다. 2008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존이 과거 선거운동을 담당했던 여직원과의 사이에서 몰래 아이를 낳은 사실이 폭로됐다. 존은 낙마했고, 엘리자베스는 존과 별거한 뒤 칩거했다.



  지난해 말 유방암이 악화하자 항암 치료를 중단하고 생의 마감을 준비해왔다. 엘리자베스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모두에게 살아갈 날들은 정해져 있습니다. 매일 저를 응원하고 고무시켰던 모든 사람에게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라는 마지막 글을 남겼다.



워싱턴=김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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