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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이익집단에 휘둘려 … 내년 세수 2000억 ‘구멍’

중앙일보 2010.12.09 00:04 경제 7면 지면보기
대통령 임기 후반의 세제 개편은 역시 쉽지 않았다. 정부가 지난 8월 마련한 세제개편안 줄기들은 국회 심의 과정에서 이리저리 잘려나갔다. 집권 1~2년차일 때보다 알맹이가 적은 데다, 그나마 국회 쓰레기통에 처박힌 꼴이다.


2011 세제개편안

 정치권은 정부가 생각하지 못한 대표작을 독자적으로 만들었다. 소득세 최고구간 말이다.



 ◆절충 끝에 누더기=내년 세제개편안은 간판부터 누더기다.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란 간판을 세우고, 대신 없애려던 임시투자세액공제(임투)는 조금 고쳐 살려뒀다. 임투는 1년 연장된다. 현행 투자액의 7%가 공제되던 것이 지방·중소기업 투자분에는 5%로 낮아진다. 과밀억제권역 외 수도권 대기업의 공제율은 더 낮은 4%다.















 임투를 살려둔 건 기업들의 반발 탓이다. 정치권도 쉽게 수용했다.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는 있으나마나 한 상징적 수준으로 도입됐다. 공제율이 7%(정부안)에서 1%로 낮아졌다.



 이번 세법 심의에서 최대 쟁점은 소득세 최고구간에 대한 감세철회 문제였다. 논란 끝에 법인세 개정안은 내년에 다시 논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데 이어 지난 7일 소득세 개정안도 상임위에 계류시키는 방향으로 결론이 났다. 내년에도 ‘감세 철회’ 또는 ‘부자 증세’를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세무검증제도도 물 건너갔다. 현금영수증 의무발급업종인 변호사와 회계사, 병·의원, 학원, 예식장 등을 운영하고 연간 수익이 5억원 이상이면 소득세를 신고할 때 세무사나 회계사로부터 정확성을 검증받도록 한 제도다. 정부는 성실신고를 유도해 세수를 늘리는 효과를 기대했다. 정부는 내년 2월 임시국회 때 다시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이다.



 또 6000만원 이상 고가 미술품의 양도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 부과도 시행시기가 2년간 유예됐다. 지방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추진된 지방회원제 골프장의 개별소비세 감면을 연장하는 방안도 무산됐다.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제도를 2년간 유예하는 ‘8·29 부동산대책’ 방안은 통과됐다. 가업을 승계할 때 상속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업은 중소기업(연매출 1000억원 이하)에서 1500억원 이하 중견기업으로 확대돼 정부안(2000억원 이하)보다 대상이 줄었다.



 지방회원제 골프장의 개별소비세 감면을 연장하는 방안은 수용되지 않았다. 이로써 내년부터 지방 골프장 이용 비용이 늘어날 전망이다.



 ◆국세 수입 2000억원 넘게 줄 듯=세제개편안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수정됨에 따라 내년 국세수입은 당초 정부 계획보다 2108억원 줄어들 전망이다. 주로 임투를 살려두고, 바이오디젤 유류세의 일몰을 연장한 데 따른 것이다. 이미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국방예산 증액이 추진되는 상황에서 세수가 줄어들게 되면서 재정 건전성에 악영향이 예상된다.



허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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