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백가쟁명:써니리] 중국인 눈에 한국은 ‘독립국가’가 아냐?

중앙일보 2010.12.07 13:49
아는 중국지인이 교육시찰단 일원으로 한국을 며칠 방문하고 돌아왔다 하는 말이 "한국은 독립국가 맞냐?"였다. 그가 서울에 체류할 때에 아마 미군 전투기가 상공을 비행 했던 모양이다. (참고로 방문 시기는 북한 연평 포격 훨씬 전이다) "어떻게 너네 나라 수도 한복판에 남의 나라 전투기가 왔다 갔다 할 수 있는가? 주권국가 맞냐?"



내 딴으로선 짐짓 "미군이 있어서 국방비 적게 쓰고 경제발전에 전념할 수 있는 점도 있다. 같은 논리로 보면 역시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일본도 '주권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로 응수했지만 그의 "수도 한복판에 어떻게 남의 나라 전투기가..."하는 부분이 유독 한참 동안 귀에서 울리고 있었다.



사실 그가 한 말은 점잖은 표현에 속한다. 중국인들 사이에 한반도를 토론할 때 쓰는 표현을 보면 그들만의 솔직한 표현들이 더 나온다. "韩国当美国的孙子当惯了" (한국은 미국의 '손자'고 그런 역할에 이제 습관이 됐다.) 중국어에서 '孙子'란 표현은 요즘 단순히 '손자'의 뜻을 넘어 경멸적인 뜻으로 쓰인다. '미국은 한국의 양아버지'란 표현도 있다. 지면에 차마 옮길 수 없는 더 심한 표현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런 표현을 기분 나쁘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한 번 고민해볼 부분도 있지 않는가 하는 것이다.



중국은 그만하고 미국을 한 번 보자. 12월6일 워싱턴포스트紙는 한국의 김광진 신임 국방장관이 '북한의 재 도발 시 항공기로 폭격하겠다'는 발언을 소개하며 그런 결정을 한국군의 '모든 군사작전권을 갖고 있는 미국이 동의할 지 확실치 않다' (Whether the United States, which retains command of all forces in the South, would agree)라고 썼다. 읽으면서 편치 못했다. 미국 눈에도 대한민국은 자기나라의 군대통솔권을 가지지 못한 나라다.



이것이 중국과 미국 눈에 비친 한국의 모습이다. 물론 미국은 한국에 있어 매우 고마운 우방이다. 하지만 한국이 단독으로 북한을 폭격하더라고 레이더 등 후방 지원에 필요한 첨단기술을 미국이 모두 지원해주고 있는 상항에서 한국의 단독 폭격은 그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국내 언론보도의 분석은 한국이 얼마나 자신의 안보를 남하게 의존하는 버릇에 습관에 길들여 있는지 시사한다.



천안함, 연평도 공격에서 한국은 미국의 항공모함을 요청했고, 그 두 사건의 해결 과정 에서는 중국만 쳐다봤다.



북한문제는 궁극적으로 대한민국의 문제이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주도가 보이지 않는다. 대한민국은 북한 문제 있어서 안보는 미국에, 외교는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남들이 대한민국이 과연 '주권 국가'인가 물을 만도 하지 않는가?



국내에 보도가 되지 않았지만, 천안함 사태 발발 후 얼마 되지 않은 지난 5월, 워싱턴을 방문한 한국 안보 팀에게 오바마 팀은 여전히 북한과 대화에 응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북한 문제보다는 북 핵의 확산문제에 더 관심이 많은 미국이다. 김영삼 정부 때 한국에 알려주지 않고 독자적으로 북한과 협상을 추진했던 미국이다. 한국과 공조를 하긴 하지만 궁극적으로 국익의 관심사가 서로 틀리다.



한국은 미국이 고맙다. 그러나 한국은 언젠가 '미국의 항공모함이 떠난 후 대한민국은 누가 지킬 것인지' 생각도 해봐야 한다.



써니 리 (=boston.sunny@yahoo.com )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