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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추적]사회복지공동모금회 이어 백혈병소아암협회 성금 유용, 그 후

중앙일보 2010.12.07 03:04 종합 2면 지면보기
연말 불우이웃돕기 성금 모금 열기가 싸늘히 식고 있다. 해마다 이맘때면 기초수급자 할머니부터 대기업 회장까지 온정을 보탰지만 올해는 딴판이다.


“성금 내봤자 … ” 온정 사라졌다
‘사랑의 온도’ 작년의 15% … 자선냄비 모금은 22% 줄어

 1일부터 6일 낮 12시까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모금액은 24억5735만원으로 ‘사랑의 온도’ 1.1도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12월~내년 1월 목표액 2242억원의 1.1%를 뜻한다. 올해 모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14.8%(당시는 23도)다. 구세군 자선냄비는 1~5일 2억3295만원을 모았는데 지난해보다 22% 줄었다. 전국재해구호협회도 연평도 돕기 성금으로 5억원밖에 모금하지 못했다.



 온정이 식은 데는 공동모금회의 성금 유용 탓이 크다. 10월 중순 이런 사실이 알려진 뒤 1800여 명이 정기 기부를 중단하거나 기부금을 되찾았다. 모금회 홈페이지 ‘반성합니다’에는 질타가 끊이지 않고 있다. 6일 임민영씨는 “기부하면 뭐 합니까. 그 돈으로 주점 가서 술 먹고, 자기들 배불리기에 급급한데”라고 비판했다. 전국재해구호협회 정대진 모금팀장은 “공동모금회 때문에 모금에 타격이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경인지부가 아이들의 돼지저금통 성금을 횡령한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 이 협회 경인지부 사무국장 등 직원 4명은 2005~2007년 경기도와 인천 초·중·고교의 ‘사랑의 동전 모으기’ 모금액 2억4249만원 중 432만원을 횡령했다.



 이 협회 경인지부는 홈페이지에서 “3년 전 일이고 자체 감사에서 적발했다. 경인지부 전 직원은 해임했고 횡령액을 환수했다”고 주장했다.



 사회복지 관련 단체나 기관에서 성금 유용 사태가 빈발하는 이유는 정밀한 감시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모금을 하려면 기획재정부에서 ‘공익성 기부금 단체’ 허가를 받고 사후 감시를 받는다. 1800여 곳이 허가를 받았다. 이들은 5년마다 재지정 심사를 받고 자산이 10억원을 넘으면 국세청 홈페이지에 결산서를 공시해야 한다.



 하지만 구멍이 많다. 가장 큰 문제는 지회나 지부다. 모금회가 그랬듯이 백혈병협회 6개 지부도 거의 독립기관처럼 움직인다. 중앙회나 본회 통제를 받지 않고 알아서 모금해 알아서 쓴다. 그나마 중앙회나 본회는 2~3년 주기로 정부의 감사나 지도·점검을 받지만 지방 조직은 그렇지 못하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와 올해 백혈병소아암협회 지도·점검을 했다. 하지만 경인지부의 횡령 사실을 적발하지 못했다. 문제가 터지자 내년에는 지부까지 포함해 사업 전반을 감사하겠다고 뒷북을 쳤다.



 복지부는 산하에 모금이 허용된 협회나 복지기관이 많지만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크리스마스실을 팔아 지난해 57억원을 모금한 대한결핵협회도 2006~2008년 법인카드로 맥줏집·노래방·모텔에서 28건 169만원을 사용한 사실이 올 10월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다.



신성식 선임기자

홍혜현 객원기자(KAIST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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