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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일맘, 회사 키우는 ‘마케팅 특공대’로 떴다

중앙일보 2010.12.07 03:01 경제 1면 지면보기



결혼·출산으로 쉬다가 취업
방문판매·유통·교육사업 …
골목 영업망 장악하며
보조인력서 핵심 요원으로





#생활가전업체 웅진코웨이엔 대기업들이 제휴를 하자고 줄을 선다. 이 회사는 지난 3년간 롯데카드·외환카드·SK텔레콤·교보악사보험 등 30여 대기업과 제휴했다. 2000만 명이 넘는 회원을 둔 통신사가 먼저 “제휴하자”고 손을 내미는 것은 이 회사의 아줌마 부대 때문이다. 1만3000여 명에 달하는 정수기·비데 방문판매조직 ‘코디’를 자사 판촉에 활용하고 싶다는 것. 김상준 전략기획본부장은 “정기적으로 고객을 찾아가 만나는 ‘골목 영업망’을 대기업들도 부러워한다”고 말했다.











 #교원그룹은 노인용 건강식 방판사업에 조만간 진출할 계획이다. 시장성을 살핀 뒤 노인 방문 돌봄 서비스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목표다. 이 회사는 학습지와 생활가전 분야에서 3만여 명의 기혼 여성 방문판매 조직을 확보하고 있다. 교원그룹 관계자는 “밀착 마케팅과 서비스가 가능한 기혼 여성은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고령화 시대에 이들을 활용한 다양한 사업 기회를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엄마들이 회사의 기둥으로 부상하고 있다. 결혼과 출산으로 쉬다 다시 일에 뛰어든 ‘새일맘’(새로 일을 시작한 엄마들)이 그 주인공이다. 새일맘은 전문직·정규직 기혼 여성을 주로 의미하는 워킹맘과는 다른 개념이다. 이들은 방문판매·유통업·배달·보험·교육사업 등에서 활동 반경을 넓히며 기업의 보조인력에서 핵심인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중앙일보와 한국리서치는 지난달 14개 기업, 507명의 새일맘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이들의 평균적인 모습을 알아봤다. 조사 결과 이들은 평균 42세에 취학 자녀를 둘 둔 중산층 여성이었다. 평균 월소득은 176만원. 일터에 뛰어든 이유는 생활비와 교육비였지만, 일을 고를 땐 ‘가사와의 병행’을 가장 중시하는 가정적 일꾼이다.















 새일맘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방판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직접판매협회에 따르면 방판 시장은 2001년 2조원대에서 올해 8조5000억원대로 커졌다. 80만 명에 달하는 방문판매 인력 중 90% 이상이 새일맘으로 추정된다. 직접판매협회 김태오 부장은 “인터넷 쇼핑몰 등 첨단 유통업이 발달하는 추세인데도 밀착·대면 판매방식인 방판 조직이 오히려 급성장하는 것은 친화력·경험을 내세운 새일맘의 힘 덕분”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에서도 새일맘은 중추적 인력이다. 계산·판매·매장관리 등 곳곳에서 새일맘이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다. 롯데마트의 경우 매장 평균 근무자 190명 중 절반 이상인 100명 정도가 기혼 여성. 권혁인 인사과장은 “최근 기업형 수퍼마켓이나 대형마트 출점이 늘면서 마트들이 저마다 보수를 조금씩 올려가며 아줌마 잡기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대기업들도 새일맘 조직 구축에 나서고 있다. LG전자는 내년 소형 생활가전 방판 조직을 만드는 것을 검토 중이다. 지난해 40대와 50대 취업 여성 수는 각각 265만 명, 179만 명으로 2000년에 비해 23%(50만 명), 56%(64만 명) 늘었다.



임미진·김기환 기자



◆새일맘(새로 일을 시작한 엄마)



출산·육아로 사회 생활을 쉬다 다시 일터에 뛰어든 기혼 여성. 방문판매·유통서비스·배달·보험·교육사업 등이 주요 활동 분야다. 본지는 ‘워킹맘’이란 단어로는 이들만의 특성을 다 드러내지 못한다는 판단에 따라 전문가들과 상의해 이들을 규정하는 새로운 단어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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