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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플러스통장 가입자 “전셋집 얻고 창업해요”

중앙일보 2010.12.07 02:10 종합 22면 지면보기
박성순(54·여)씨는 얼마 전 딸이 취업하기 전까지 한부모 가정의 가장이었다. 산모도우미로 열심히 살았지만 살림살이는 늘 빠듯했다. 임대아파트의 월세 15만원도 부담스러웠다. 그러다 3년 전 겨울, 지인의 소개로 ‘희망플러스통장’을 알게 됐다.


저소득층 98명 3년 저축 첫 결실

 박씨는 “매달 20만원씩 저축하면 만기 때 두 배를 준다는 말에 희망이 보였다”며 “전세로 바꾸겠다는 목표를 갖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산모도우미로 버는 돈은 월 100만~110만원. 급하게 돈을 지출해야 할 때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벌충하고 저축을 그만둔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서울시의 ‘희망플러스통장’ 시범사업이 첫 결실을 보았다. 신면호 서울시 복지건강본부장은 “시범사업에 참여한 100가구 중 98가구가 3년간 저축을 끝내고 적립금을 받게 됐다”고 6일 밝혔다. 희망플러스통장은 서울시가 저소득층의 자립을 돕기 위해 2007년 12월 시작했다.



 3년 동안 본인이 매달 20만원을 저축하면 후원기관이 30만원을 적립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720만원을 저축하고 후원금·이자를 포함해 1900만원을 받게 됐다. KT&G복지재단, 한국전산감리원, 한국중부발전 서울화력발전소 등이 희망플러스통장을 후원하고 있다.



  소득수준이 최저 생계비(4인 가족 기준 월 136만3000원)의 120~150%인 차상위 근로빈곤층 100가구가 시범가구로 선정됐다. 질병과 자녀의 부채 문제로 중도에 포기한 2가구를 제외한 98 가구가 ‘희망 적금’에 성공했다.



 서울시는 적립금을 지급한 이후에도 1년간 사후관리를 할 예정이다. 자금활용계획서를 받아 계획과 다른 목적으로 돈을 쓰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시가 계획서를 받아본 결과 53명이 월세에서 전세로 이사하는 등 주거 개선을 위해 목돈을 쓰겠다고 답했다. 13명은 창업에 돈을 보탤 작정이다. 자녀 교육이나 자격증 취득에 목돈을 지출하겠다고 답변한 집도 있었다. 적립금을 받는 98가구의 가구주는 여성이 81명이고, 연령별로는 40대가 42가구로 가장 많다. 한부모 가정이 61가구다.



 이 사업에 호응이 높자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기초생활수급자로 대상자를 확대했다. 2009년 2만 가구를 뽑았고, 올해 6500가구를 뽑아 현재 2만6500여 가구를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민간의 후원에 기대는 금액이 많아 불황이 오면 사업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년에 필요한 민간 후원금은 210억원이지만 확보된 돈은 130억원에 머물고 있다. 황치영 복지정책과장은 “민간 후원금을 받는 데 차질이 없도록 후원 기관을 다양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임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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