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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이것이 궁금하다

중앙일보 2010.12.07 01:42 종합 4면 지면보기
타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협상을 두고 말이 많다. 한편에선 대승적 차원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평가가, 다른 한편에선 ‘굴욕·매국 협상’이라는 비난이 나온다. 이 가운데는 뭘 모르고 목청을 높이는 경우가 많다. 긍정도 부정도 제대로 아는 것이 먼저다. 이와 별도로 도대체 나와 무슨 관계가 있느냐며 무관심한 사람도 적지 않다. 알고 보면 우리의 생활과 직결돼 있는 게 FTA다. 협상 결과와 궁금증을 문답으로 풀어본다.


Q. 한·미 FTA 발효는 어떤 의미인가
A. 한·미 거대 시장 잇는 ‘경제 고속도로’ 생긴 셈













 -한·미 FTA가 발효된다는 게 내겐 무슨 의미인가.



 “이번에 다시 합의된 FTA는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미국 자동차 시장을 더 보호하고, 한국의 제약업계와 양돈업계에도 글로벌 경쟁에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줬다. FTA는 다른 나라 물건에 붙는 세금(관세)을 없애고, 세금이 아니더라도 자유로운 무역을 방해할 수 있는 규제, 즉 비관세 장벽을 허무는 것이다. 따라서 기존 합의보다 덜 자유화한 것, 즉 보호 수준을 높인 것은 여기서 후퇴한 거다. 하지만 FTA는 관세를 내리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어떤 물건의 값이 내려가는지도 의미 있지만 글로벌 경쟁에 내맡겨 자신을 단련시킨다는 점도 중요하다. 글로벌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 우리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거대 시장인 미국과 한국을 연결하는 ‘경제 고속도로’가 생긴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내가 미국산 자동차를 언제부터 지금보다 싸게 살 수 있나.



 “관세가 사라지니 싸지는 건 확실하다. 미국산 캐딜락 CTS 3.0 럭셔리를 예로 들어보자. 현재 판매가는 4780만원이다. 여기에는 관세 8%가 붙어 있다. FTA가 발효되면 관세가 4%로 떨어진다. 차값은 4598만원으로 182만원 싸진다. 내년 1월 1일 발효된다면 내년부터 값이 떨어지는 거다. FTA 발효 5년째가 되면 관세가 아예 0%, 다시 말해 철폐된다. 차값은 4426만원으로 낮아진다. 현재보다 354만원 싸진다. 그렇지만 미국의 수출가격이 올라가고, 달러가치가 높아진다면 관세가 없어져도 미국산 자동차 값은 오를 수 있다.”



 -한·미 FTA 협상 타결 선언이 이번까지 두세 번이나 되풀이됐다. 왜 그런가.



 “타결 선언이 세 번 있었던 것 같지만 실제로는 두 번이다. 2007년 4월 협상 타결을 선언한 뒤 미국의 요구로 노동·환경 분야에 대한 추가협의를 하고 그해 6월 말 서명했다. 6월 이전에는 협정문에 가서명한 상태이기 때문에 뜯어고칠 수 있다. 이번에는 추가협상을 거쳐 협정 내용을 실질적으로 수정했다. 정부 간 합의를 수정한 것은 이례적이다.”



 -별도의 쇠고기 협상이 열리나.



 “정부는 한결같이 쇠고기는 FTA와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FTA가 아닌 다른 협상 테이블에서는 언제든지 논의될 수 있다. 미국 언론들은 조만간 쇠고기 협상이 열릴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내심 별도 협상을 각오하는 듯하다. 양국은 2008년 추가협상에서 ‘한국 소비자의 신뢰가 회복될 때까지’ 30개월 이상 쇠고기의 수입을 하지 않기로 했다. 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이 ‘촛불사태’ 이전을 회복했는데 미국은 이를 신뢰 회복의 증거로 내세우고 있다.”



 -한·유럽연합(EU) FTA와 비교하면 많이 양보했나.



 “적어도 자동차 분야에서는 한·EU FTA의 조건이 유럽 측에 훨씬 유리했다. 이번 추가협상이 시작된 계기도 미국이 한·EU FTA와의 형평성을 맞추길 원했기 때문이다.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 조치)는 EU와의 협정문을 원용했다. 관세철폐를 늦추는 기간은 EU가 3~5년, 미국이 4년이어서 비슷하다. 다만 FTA 협정에 없는 환경·연비 규제 및 안전기준에 대해서는 EU 측도 예외 인정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는 품목별로 조건이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다.”



 -국민 생명과 직결되는 안전기준을 양보했다.



 “미국 자동차회사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0.5% 수준이다. 정부는 소량을 수출하는 미국 업체가 한국만을 겨냥해 별도로 차량을 개조할 경우 부담이 클 수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한다. 한국 자동차 안전검사 기준은 미국 것을 본떠 일부를 제외하면 거의 비슷하다는 점도 내세운다.”



 -승용차 관세철폐 시기를 늦춘 것은 핵심 이익을 지키지 못한 것 아닌가.



 “관세를 빨리 없애면 수출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최근 ‘한국은 많은 자동차를 수출하면서 수입은 쥐꼬리만 하다’는 미국 내 불만이 커졌다. 이렇게 안 좋은 뉴스가 지속적으로 거론되면 마케팅과 브랜드 이미지에 적잖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수출업체들은 이런 불확실성을 없애달라고 요청해 왔다.”



 -전기차 시장 개방 일정이 앞당겨졌다. 미국은 전기차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데, 경쟁력에 문제없나.



 “미 제너럴모터스(GM) 등에서 전기차 시판을 앞두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와는 방식이 달라 업계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미국은 전기차에 직접 전기 코드를 꽂아 충전한다. 현대차가 개발한 ‘블루온’의 경우 배터리 충전식이다. 정부는 2015년이 되면 전기차 등 ‘그린카’를 120만 대 생산하고, 이 중 90만 대를 수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가 2년 연기했다는 돼지고기 관세철폐는 일각에서 기존 합의보다 후퇴한 것이라 주장하는데.



 “2007년 합의문에 따르면 돼지고기 1개 품목에 붙는 25%의 관세는 2014년까지 7년 동안 단계적으로 없어진다. 추가협상 결과에 따르면 발효 시 2016년 1월 1일부터 관세가 25%에서 16%로 뚝 떨어진 뒤 4년 후(2016년) 완전히 철폐된다. 따라서 2014년에서 2016년으로 관세철폐가 연기된 것은 확실하다. 다만 관세 감축 일정은 기존 합의보다 더 촉박해졌다.”



 -이번 한·미 FTA 추가협상 타결에 따라 보완대책도 추가로 필요한지.



 “산업 피해가 추가로 발생하거나 경쟁력 강화가 더 필요한 분야는 없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오히려 양돈 분야 등에서는 기존 합의보다 피해가 적게 발생할 것이다.”



 -미주 지사를 세우기 위해 미국에 온 중소기업 직원이다. 1년짜리 비자를 받았는데, 앞으로 유효기간이 연장되나.



 “앞으로 5년 비자를 받을 수 있다. 우리 업체의 미국 내 지사 파견 근로자에 대한 비자(L-1)의 유효기간이 5년으로 연장됐다. 현재는 지사 신규 창설 시에는 1년, 기존 지사 근무 시에는 3년 비자를 받았다. 따라서 비자 갱신을 위해 본인 및 동반 가족이 1년 또는 3년 내에 미국 밖으로 나가 비자를 받아야 했다. 시간적·금전적 부담은 물론, 비자 발급 여부에 대한 불안감마저 있었다.”



 -한국의 잇따른 FTA 체결에 경쟁력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한 일본이 적극 대응하고 있다는데.



 “일본은 FTA와 비슷한 효과를 내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체결을 검토한다고 한다. TPP는 농산물 등의 관세 및 비관세 장벽 철폐를 목표로 해 여러 나라가 함께 체결하는 무역협정이다. 2005년 싱가포르·뉴질랜드·칠레·브루나이 등 4개국이 체결했고, 현재 미국·호주·페루·베트남·말레이시아 등 5개국이 가입 협상 중이다. 최근 일본이 참여를 검토하고 있으나, 농업계가 크게 반발해 협정 체결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경제부 정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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