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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벗 “북한 잇단 공격이 미국 눈뜨게 했다”부시 “북, 중국에 대한 믿음 어느 때보다 커”

중앙일보 2010.12.07 01:25 종합 8면 지면보기



김영희 대기자 - 탤벗 브루킹스연구소 소장 - 부시 동북아센터 소장 좌담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스트로브 탤벗 소장(가운데)과 리처드 부시 동북아시아센터 소장(왼쪽)이 지난 3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김영희 대기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종택 기자]





스트로브 탤벗 미 브루킹스연구소 소장은 김영희 대기자와의 대담에서 “중국은 지금 자신만만하지만 그 자신감은 곧 중국인들 자신에게 역효과(backfire)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이사장 김병국) 주최 포럼에 참석하러 한국을 방문한 탤벗 소장은 “중국의 그런 자신감 넘치는 행동이 다른 국가들을 불안하게 하고, 그것이 미국에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브루킹스연구소 리처드 부시 동북아시아센터 소장은 한반도 문제에 대해 “북한은 비핵화 이전에 미국과 외교관계 정상화와 평화협정 체결을 갈망하지만 그건 미국이 수용할 수 없는 조건”이라고 말했다.



#1. 미국의 대북정책 기조, 바뀔 가능성 없다









리처드 부시 소장



김 대기자=지난달의 중간선거에서 티파티 운동이 선거 판세를 주도해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하는 대승을 거뒀는데 오바마 대통령은 여소야대의 이 궁지를 어떻게 해결할까요.



 탤벗 소장=오바마 대통령에게 최우선 과제는 경제입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문제는 경제야, 이 바보야(It’s the economy, stupid)’라는 구호가 여전히 유효해요. 높은 실업률 해결이 우선과제예요. 오바마 대통령은 대통령의 힘을 효율적으로 사용해 경제를 일으켜야 합니다. 2012년 대선의 중요한 변수는 공화당이 어떤 후보를 내는가의 문제죠. 공화당이 티파티 진영의 후보를 내면 오바마 대통령에게 승산이 있지만 비교적 중도 성향의 후보를 낼 경우 아주 힘든 선거를 치를 겁니다.



 부시 소장=중요한 것은 부동층입니다. 2008년 대선에선 부동층이 오바마 대통령이 내건 ‘희망’에 표를 던졌지만 지금은 달라요. 경제 문제에 많은 미국인이 실망한 상황입니다.



 탤벗=미국인 유권자들은 현직 대통령에게는 평가를 박하게 하는(anti-incumbancy) 경향을 보입니다. 이게 오바마 대통령의 걱정입니다.



 김=오바마 대통령의 그런 약화된 입장이 한반도 문제에는 어떻게 투영될까요.



 부시=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합니다. 그러면서도 대북정책 노선은 초기부터 지금까지 쭉 명확했습니다. 돈으로 북한을 회담 테이블로 끌어내지는 않는다는 확고한 원칙 말입니다.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한 것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런 대북정책을 더 단단히 다져줄 것입니다. 따라서 미국의 대북정책 기조가 바뀌지는 않을 걸로 봐요.



 김=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면 대화를 계속할 이유가 있습니까.



 부시=가능성은 낮아도 대화의 장은 유지해야 합니다. 오늘, 내일은 아니겠지만 언젠가 김정일이 사망하면 북한의 새로운 지도부는 김정일 시대의 정책을 재평가할 겁니다. 그럴 가능성이 높지 않을지 몰라도 김정일 시대 6자회담에서 북한에 국제사회가 제안한 것들이 실제로는 북한에 상당히 좋은 것이었다라는 걸 재인식할 수도 있어요.



#2. 북한의 연평도 공격, 미·중의 역할









스트로브 탤벗 소장



김=천안함과 연평도 공격 같은 북한의 도발이 미국의 대북 전략을 더 강화하는 데 역할을 할까요



 탤벗=북한의 일련의 공격은 미국의 새로운 전략 수립을 유도했다기보다는 미국을 눈뜨게 하는 모닝콜 역할을 했어요. 북한의 도발이라는 또 다른 불확실성에 대처하기 위해 미국은 동북아에서 가장 강력한 수준의 전략을 유지한다는 인식과 한국·일본과의 관계를 한층 더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재확인하게 됐습니다.



 부시=지금까지의 미국 전략은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었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어요. 북한은 오히려 자신들의 강압 외교를 더 강화하는 모습을 보여왔으니까요. 따라서 미국의 대북전략에도 변화는 없다고 평가합니다.



 김=중국이 문제인데 미국의 대중국 전략도 불변입니까.



 부시=오바마 행정부는 외교에서는 부시 행정부를 계승한다는 기조를 갖고 있어요. 그건 북한 문제를 다루는 데 다른 국가들과 협조한다는 거죠. 이 기조는 2009년까지는 유효했지만 올해는 그다지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북한이 좋은 사례입니다. 북한의 일련의 도발은 중국에도 타국과의 협조가 중요하다는 점, 문제는 북한이라는 점을 일깨워줬으리라고 봅니다. 중국과의 관계는 매우 다면적인 측면에서 중요합니다. 미·중 관계를 공고히 하는 게 중요하고,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건설적 역할을 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중국의 국익에도 부합한다는 것을 일깨워야 합니다. 동시에 태평양지역의 억지력도 튼튼히 유지해야 할 겁니다.



 탤벗=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중국은 지금 자신만만하게 행동하고 있지만 결국 그 자신감은 중국인들 자신들에게 역효과를 가져올 겁니다. 그리고 오히려 이런 상황은 동북아에서 미국에 좋은 기회를 제공하는 셈이지요.



 김=북한은 무엇을 얻자고, 무엇을 믿고 저렇게 공격적입니까.



 부시=중요한 건 북한이 어느 때보다도 지금 ‘중국은 우리를 도와줄 것’이라는 믿음을 굳게 갖고 있다는 겁니다.



 김=북한의 동기가 미국과의 관계개선이라면 거기에 대화의 실마리가 없을까요.



 부시=북한은 미국과 평화협정을 원해요. 비핵화 이전, 혹은 아예 비핵화 없는 평화협정 말입니다. 미국이 용납할 수 없는 조건입니다.



 김=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6자회담 대표회의를 열자고 열 올립니다.



 부시=지금 그런 회담을 하는 건 북한에 홍보 기회만 주게 되죠.



 김=북한 급변사태에 대한 미국의 비상계획은 무엇입니까.



 탤벗=분명히 계책이 소상히 세워져 있을 것이고, 선택은 국내외 상황에 좌우될 겁니다. 블랙박스와 같아요. 도널드 럼즈펠드 전 국방장관이 얘기했던 것처럼 ‘확실한 건 불확실한 것뿐’인 상황이지요. 북한 지도자들 스스로도 자신들에게 어떤 변화가 닥칠지 몰라요.



 김=러시아가 중국과는 달리 북한의 무력도발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는데요.



 탤벗=중국은 북한 문제에 있어 부자연스럽게 속박돼 있지만 러시아는 다르니까요. 천안함 때는 원인 규명까지 일종의 논란이 있었지만 이번엔 다릅니다. 러시아의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의 관계가 좋다는 점도 작용했을 걸로 봐요.



 김=새로운 아시아의 역학구도에서 인도의 위치나 역할은 무엇일까요.



 탤벗=반갑고 중요한 질문입니다. 이번 방한에서 인도의 역할에 대해 질문을 받기는 처음이군요. 인도는 지금 중국이 세계 강국으로 부상하는 것이 내심 못마땅할 겁니다. 자신들도 상당한 발전을 이룬 데다 인도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이니까요. 그런 점에서 한국이 범태평양에서 강대국인 인도와 좀 더 많은 협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3. 위키리크스, 어떤 정보들은 국익 위해 기밀로 …



김=위키리크스가 미국의 외교 전문을 폭로해 미국이 난처한 처지에 빠졌는데 타격이 크겠지요.



 탤벗=미국인은 매우 고통스럽습니다. 이번 폭로로 미국은 신뢰를 잃었고, 기밀을 지켜야 하는 외교 측면에서 미국에 상당한 상처를 줬습니다.



 김=한편에서는 위키리크스를 비판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언론·출판의 자유의 문제라고 주장합니다.



 탤벗=전직 기자로서의 경험으로 말하자면, 기자라는 직업은 정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독자에게 솔직히 전달하는 겁니다. 저도 기밀사항을 많이 취재했었습니다. 하지만 항상 중요한 것은 ‘내가 이 기사를 쓰면 무고한 누군가가 다치진 않을까? 국익을 해치진 않을까?’라는 고민을 항상 했습니다. 예를 들어 다섯 가지 기밀사항을 취재한 후 정부 인사에게 확인 취재를 할 때, 그 정부 관계자들은 다섯 개 모두 절대 보도하면 안 된다고 말렸지요. 하지만 나는 나의 판단에 근거해 국익이나 무고한 해를 끼칠 수 있는 두 가지 정도는 빼고 나머지 세 가지는 보도했습니다. 



 김=장시간 감사합니다. 



정리=전수진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스트로브 탤벗=외교전문기자 출신으로 클린턴 행정부의 국무부 부장관을 지냈다. 기자 시절 시사주간지 타임에서 백악관·국무부 등을 출입했으며, 이후에도 이코노미스트·뉴욕 타임스·포린폴리시 등 유수의 권위지에 기고했다. 2002년부터 브루킹스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리처드 부시=20년 넘게 정보 분야와 의회 및 국무부에서 근무한 아시아 전문가다. 현재 브루킹스연구소 동북아시아센터 소장을 맡고 있으며 한반도·중국 문제를 비롯한 미·중 관계에 특히 밝다. 미 컬럼비아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중국어에 능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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