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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진 기자의 오토 살롱] 항공기 엔진서 시작한 BMW

중앙일보 2010.12.07 00:27 경제 9면 지면보기



‘두 바퀴서 네 바퀴로’ 로고 … 한국 수입차 1위 단골





독일 BMW는 1917년 항공기 엔진으로 출발해 모터사이클을 거쳐 자동차로 확장해왔다. 로고는 회전하는 프로펠러 형태로 ‘하늘에서 땅으로, 두 바퀴에서 네 바퀴로’라는 의미를 담았다. 회사의 역사가 로고 속에 고스란히 드러난다고 할까. 색상은 본사가 위치한 바이에른주 창공을 상징하는 파란색과 알프스의 눈을 나타내는 흰색의 조합이다.



 BMW가 자동차에 뛰어든 것은 제1차 세계대전 때문이다. 전쟁 때 V12기통 전투기 엔진을 납품해 떼돈을 벌었지만 독일 패전으로 항공기 산업이 붕괴됐다. 민항기 수요가 없던 때라 BMW는 신사업으로 1924년 모터사이클·자동차에 뛰어든다. 엔진만큼은 자신 있어서다. 처음 영국차를 라이선스 생산했지만 곧 독자 모델을 만들어 낸다. 1930년대 오늘날 BMW의 명성을 각인시킨 직렬 6기통 엔진을 개발, 3시리즈 세단에 탑재한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BMW는 다시 전투기 엔진을 군납한다. 곧 독일 패전으로 뮌헨 공장이 초토화됐고 연합국은 1952년까지 일절 엔진을 만들지 못하게 했다. 이때 자전거·주방용품을 만들며 버텨낸다.



 경영이 불안하던 BMW는 1959년 독일 콴트 일가가 지분의 40%를 인수하면서 안정을 되찾는다. 콴트 일가는 경영에는 참가하지 않고 최고경영자만 선임한다. 현재 고급차 메이커 가운데 유일하게 오너가 있는 회사다. BMW는 이후 후륜구동을 고집하고 스포츠 세단으로 벤츠와 차별화하며 성공 가도를 달린다.



 93년은 BMW에 전기가 됐다. 당시 ‘생산대수로 빅5에 들지 못하면 망한다’는 확장설이 대세였다. 고급차를 팔아 이익을 많이 낸 BMW는 그해 영국의 로버를 인수한다. 하지만 전륜구동 대중차였던 로버는 영·독의 문화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실패만 거듭했다. 결국 7년 만에 7조원 이상 까먹고 한 푼도 못 건진 채 매각했다.



 하지만 얻은 것도 있다. 로버의 자회사였던 랜드로버를 통해 사륜구동 기술을 익혔고 SUV X5를 개발했다. 이 차는 미국에서 대박이 나 BMW가 2003년 처음으로 ‘100만 대 클럽(연간 판매 기준)’에 가입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또 매각 과정에서 주옥 같은 브랜드를 헐값에 주워 담았다. 영국 소형차 미니(MINI)와 귀족들의 명차 롤스로이스다.



 한국에서는 BMW가 강세다.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세 번(렉서스·혼다)을 빼고 모두 1위를 했다. 올해도 BMW는 벤츠를 추월해 1위를 차지할 것이 확실시된다. 올해 7시리즈는 전 세계 5위(중·독·미·영 다음), 5시리즈는 4위(독·중·미 다음)다. BMW의 세계 100여 개 지사 가운데 수입차 1등은 한국뿐이다.



김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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