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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 마케팅, 기업이 잘하는 분야와 연계해야

중앙일보 2010.12.07 00:17 경제 11면 지면보기



‘행복나눔N - 기업활동과 사회공헌’ 좌담회



17일 서울 순화동 중앙일보 대회의실에서 ‘기업활동과 사회공헌의 창의적 조화’를 주제로 좌담회가 열렸다. 사진 왼쪽부터 김기태 GS칼텍스 대외협력부문장(상무), 한찬희 딜로이트컨설팅 대표이사, 노병용 롯데마트 사장, 이두희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임태형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사회공헌정보센터 소장. [강정현 기자]













기업의 비즈니스 활동과 사회적 책임(CSR)을 동시에 추구하는 공익연계 마케팅(Cause-Related Marketing)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국내에선 지난 1월부터 기업이 상품 판매액 중 일부를 이웃 돕기 등에 사용하는 ‘행복나눔N 캠페인’이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주관과 중앙일보 후원으로 시작돼 현재 16개 기업이 참여 중이다.



 이와 관련, 17일 서울 순화동 중앙일보 대회의실에서 ‘기업활동과 사회공헌의 창의적 조화’를 주제로 좌담회가 열렸다. 노병용 롯데마트 사장, 한찬희 딜로이트컨설팅 대표이사, 이두희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김기태 GS칼텍스 대외협력부문장이 참여했다. 사회는 임태형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사회공헌정보센터 소장이 맡았다.



 사회=‘행복나눔N 캠페인’ 같은 공익 연계 마케팅이 주목받고 있다.



 노병용=기업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 가능한 성장이기 때문이다. ‘행복나눔N캠페인’은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를 충족시키고 기업의 성장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유용한 도구다.



이두희=소비자를 단순히 ‘판매의 대상’으로 보는 시기는 이미 지났다. 기업은 소비자를 비롯한 사회와 끊임없이 정보와 자원을 주고받는 동업자적 관계로 이행하고 있다. 소비자는 상품을 구입하는 동시에 기업과 사회적 책임을 나눠 지는 존재라는 점에 많은 소비자가 공감하고 있다.



 사회=판매액 중 일부를 사회문제 해결에 쓴다는 취지에 공감하는 소비자와 기업은 많다. 하지만 정작 이를 실천하는 경우는 드물다.



 김기태=기업의 지속 가능한 경영활동과 어떻게 연결 짓느냐가 큰 숙제다.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고 조직 내부에 자긍심을 길러주는 효과는 분명히 있다. 하지만 공익성을 띤 다양한 활동을 하는 데 드는 재원이나 자원을 감안하면, 아예 사회복지단체에 현금을 바로 주는 게 낫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목소리도 많다.



 사회=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공익 연계 마케팅을 활용하는 기업은 꾸준히 늘고 있다. 효과는 어떤가.



 이두희=미국의 유통업체인 홈디포는 회사의 특성을 살려 저소득층 어린이에게 놀이터를 지어주는 사업을 해오고 있다. 홈디포는 자신이 파는 제품을 활용해 놀이터를 지어 부담은 최소화하는 대신 홍보효과는 물론 자사 제품의 품질까지 확인할 수 있다. 기업이 가진 역량을 충분히 활용할 때 성공할 수 있다.



 한찬희=역시 자신의 전문 분야를 바탕으로 공익 연계 마케팅을 전개할 때 효과가 뛰어나다. 국내에 진출한 한 외국계 보험사는 최근 사망보험금의 1%를 가입자가 지정한 사회단체에 기부하도록 한 상품을 내놓아 출시 19개월여 만에 1만3000여 건의 계약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보험의 속성을 그대로 활용한 대신 소비자의 부담을 최소화한 전략이 적중한 것이다.



 사회=상품 매출액 중 일부를 기부하는 것 외에도 다양한 방법이 있을 것 같다.



 김기태=다양한 형태의 공익 연계 마케팅 툴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정유기업이라는 특성에 맞춰 환경적 책임이나 지역사회에 대한 지원에 주력하고 있다. 전반적인 생활 수준을 높이는 데 힘을 쏟는 것도 중요하지만, 각 기업이 처한 상황과 능력에 맞춘 활동을 해야 한다.



 이두희=대학도 마찬가지다. 빈민가 한복판에 위치한 미국 예일대의 경우 학교 주변 지역 개발 사업에 대학이 앞장섰다. 빈민가 아이들을 가르치고 돕는 데 학생과 대학이 앞장서 지역 사회 전체의 수준이 올라갔다.



한찬희=기업은 주력 상품을 공익 연계 마케팅 상품으로 내놓아야 한다. 단순히 신규 상품을 알리거나, 잘 안 팔리는 상품을 내놓으면 소비자의 불신만 얻을 뿐이다. 미국의 신발업체인 탐스슈즈는 ‘신발 한 켤레를 팔면 한 켤레는 아프리카로’라는 모토를 실천해 소비자의 사랑을 얻었다.



 노병용=내년부터 사내에 공익 연계 마케팅과 관련한 연구 조직을 만들 계획이다. 지금은 상품 판매액 중 일부를 전달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현물로도 공익활동을 할 것이다.



 사회=기존 사회복지단체나 운동들은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노병용=특정 시기에 특정 단체에 성금을 기부하는 생색내기 단계는 벗어나야 한다. 행복나눔N 캠페인에 주목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한찬희=최근까지 기업이나 소비자가 이웃 돕기에 낸 돈이 어떻게 쓰였는지 감시할 수 있는 수단이 부족했다. 합법적인 성금 사용뿐 아니라 목적에 부합하는 사용까지 견제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김기태=기업도 기업 이미지만 높이는 명목뿐인 CSR 활동보다 기업의 토양이 되는 사회 전체를 위한 기여에 주력해야 한다. 오랜 시간이 걸리고, 반대론자도 많은 일이다. 하지만 소비자의 신뢰를 얻고 더 나아가 사회 전체가 건강해지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정리=이수기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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