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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구멍 뚫린 방역, 축산농가 예방의식도 문제

중앙일보 2010.12.07 00:15 종합 34면 지면보기
올 들어 세 번째 구제역(口蹄疫)이다. 포천·강화에 이어 이번엔 경북 안동 일원이다. 축산농가가 밀집한 데다 교통 발달로 급속 확산이 우려된다. 다행히 대구와 청도의 한우는 음성판정을 받았다. 그렇다고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바이러스 잠복 기간이 6~11일이다. 어디로 얼마나 번졌을지 알 수 없다. 지금으로선 더 이상의 구제역 확산을 막고, 또 다른 병원체의 유입 방지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문제는 고장 난 방역시스템이다. 농식품부는 6월부터 축산농가 해외여행 검역관리시스템을 운영해 왔다. 게다가 9~11월은 구제역 방역강화 기간이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해외여행 신고도, 귀국 후 소독도 이뤄지지 않았다. 구제역 종식을 선언한 지 5개월 만에 재발한 것이다. 초동 대처도 미흡해 30곳에서 무더기로 발병했다. 이러다 자칫 구제역 창궐(猖獗) 국가로 낙인 찍힐까 걱정이다. 과연 구제역 방역시스템이 있기는 있으며, 작동은 하는 건가.



 축산농가의 느슨한 예방의식도 문제다. 포천 구제역은 중국인 노동자, 강화는 중국을 방문한 농장주, 이번에는 베트남에 여행한 농장주가 병원체 유입 경로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동남아는 구제역 상습 발생지역이다. 특히 베트남은 2001년 이후 매년 발생하며, 안동과 같은 ‘O’형 바이러스의 집단발생지다. 여행도 좋지만, 일반인보다 더 예방에 주의해야 하는 것이다.



 방심의 결과는 참혹하다. 매몰 대상 소·돼지가 벌써 8만8000마리다. 피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구제역은 국제수역사무국이 정한 A급 가축전염병 15종 가운데서도 으뜸이다. 일단 발병하면 수출금지다. 후에 청정국(淸淨國)으로 인정돼도 실제 수출까지 5~7년이 걸린다. 2002년 구제역으로 중단된 미국 수출이 올해 재개되려다 포천 구제역으로 좌절된 아픈 경험이 있다.



 국회는 부랴부랴 해외여행 후 소독불량으로 구제역을 옮긴 사람을 처벌할 수 있도록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을 마련했다. 늦었지만 필요한 조치다. 그러나 무엇보다 당국과 농가의 경각심과 상시(常時) 방역체제 가동이 중요하다. 모든 질병이 그렇지만 구제역도 예방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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