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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ssue &] 복합쇼핑몰, 콘텐트·스토리에 달렸다

중앙일보 2010.12.07 00:13 경제 4면 지면보기






김 담
경방 타임스퀘어 대표




“지난 주말 가족들과 ○○쇼핑몰에 다녀왔다”는 친구의 말을 듣고 단순히 ‘쇼핑’만을 떠올리는 사람은 이제 많지 않을 것이다. 소득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사람들은 쇼핑몰과 같은 소비 공간에서 물건을 사는 일 말고도 밥을 먹고, 공연이나 영화를 보는 등 여가 시간을 할애하는 데 익숙해졌다. 이제 사람들은 단순 소비를 넘어 재미와 즐길거리가 공존하는 더욱 진화된 소비 공간을 원한다. 국내 유통업계에 불고 있는 ‘복합쇼핑몰 열풍’은 이러한 소비자의 니즈가 반영된 당연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최근 대형 유통업체들이 전국적으로 복합쇼핑몰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복합쇼핑몰의 모습도 소매 유통 업장을 분양을 통해 여러 곳 유치하던 초기의 집합체 성격에서 벗어나 엔터테인먼트·문화·레저 등 생활 전반의 모든 것을 향유할 수 있는 복합 공간으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이는 백화점·대형마트 등 규모와 가격 경쟁력을 통해 성장했던 ‘유통 2.0 시대’가 가고 콘텐트 중심의 공간 패러다임이 유통업계를 지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복합 쇼핑몰은 소비 공간의 진화를 주도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복합 쇼핑몰에 와서 온전히 하루를 보내는 ‘원데이(One Day) 체험형 공간’으로의 업그레이드다. 고객들은 복합쇼핑몰에서의 한나절 투자를 통해 쇼핑뿐 아니라 문화·레저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게 됐다. 다시 말해 복합쇼핑몰은 꼭 쇼핑 목적이 아니더라도 언제든지 쉽게 찾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테마를 갖췄고, 그에 따른 정서적 여유로움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타임스퀘어도 다양한 문화 공간을 확보해 자연스러운 집객 효과를 발휘해 ‘오래 머물고 싶은 곳’으로 고객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약 1490㎡(450평)의 1층 아트리움은 매주 다양한 장르의 문화공연이 펼쳐지는 공개 무대이자 계절별로 각양각색의 체험 이벤트가 수시로 열리는 복합 엔터테인먼트 공간이다. 또한 뮤지컬이나 콘서트를 즐길 수 있는 아트홀과 지하 특설 전시장, 휴게 쉼터로 활용되는 옥상공원 등은 고객들의 나들이 공간 역할을 한다.



 복합쇼핑몰이 몰고 온 또 다른 변화는 단순한 소비공간이라는 작은 개념을 훌쩍 뛰어넘어 그 지역 일대를 관광지화한다는 점이다. 쇼핑몰을 중심으로 인근 지역에 거대한 쇼핑타운이 생기게 된다. 복합쇼핑몰이 도시를 대표하는 랜드마크이자 관광객 유치의 일등공신으로 재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홍콩의 하버시티, 일본 도쿄의 롯폰기힐스 등이 우리가 해외여행 때 방문하는 관광코스임을 생각하면 이를 잘 알 수 있다.



 해외의 많은 쇼핑몰 개발업자들은 복합 쇼핑몰 개발 사업에 대해 “쇼핑몰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쇼핑 데스티네이션(destination·목적지)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복합 쇼핑몰이 소비 공간 개념이 아니라 쇼핑몰이 위치한 도시로의 방문을 유도케 하는 시설이란 뜻이다. 실제로 낙후 지역으로 꼽혔던 서울 영등포도 타임스퀘어 등장 이후 명동·동대문과 함께 서울의 대표 쇼핑특구로 외국 언론에 소개되면서 외국인 방문객이 크게 늘고 있다.



 소득수준의 향상, 주5일 근무제 정착 등 소비환경의 변화로 복합쇼핑몰이 유통산업을 주도하는 시대가 열렸다. 고객들은 소비활동을 통해 더 나은 시간 활용, 더 재미있고 의미있는 무언가를 끊임없이 찾는다. 결국 복합쇼핑몰이 이끈 소비공간의 진화는 복합쇼핑몰 안에 담긴 콘텐트, 그리고 고객을 사로잡을 특별한 스토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역설해 준다. 상품만이 아닌 시간과 공간을 파는 진정한 ‘유통 3.0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마인드를 넘어 고객의 발길을 붙잡을 수 있는 공간을 창조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김담 경방 타임스퀘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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