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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방울 결실 맺게 해주는 축구팀의 소중한 은인”

중앙일보 2010.12.03 03:10 2면 지면보기



조현모 원장(가운데)이 축구선수 출신인 한의원 직원 이세준(왼쪽)·임경훈씨와 함께 천안시청 축구단 사인볼을 들어보이고 있다. [조영회 기자]

그들이 최고의 자리에 올라간 건 우연이 아니었다. 굵은 땀방울이 결실을 맺게 해준 은인이 있었다. 제중당 한의원 조현모(40) 원장. 그는 천안시청 축구단의 큰형 같은 존재다. 지난해부터 팀 주치의를 맡고 있다. 축구팀의 한 선수가 치료를 받으러 온 것이 축구단과의 인연이 됐다. 은혜에 보답이라도 하듯 천안시청 축구단은 최고를 향해 달리고 있다. 지난달 전국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매 경기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굉장한 축구 매니어인 것 같다”는 말에 조 원장은 “국제 경기만 간신히 보던 보통도 안 되는 축구팬이었다”라고 응수했다. “대부분의 대한민국 남자들이 그렇지 않냐”며 웃었다.

 그는 부상한 선수들의 치료는 기본, 경기력 향상을 위해 갖은 노력을 다 한다. 매 경기마다 100만원씩 MVP선수에게 상금도 준다.

 조 원장이 지원하는 각종 혜택 덕분에 N리그의 수많은 팀들이 천안시청 축구단을 부러워한다. 이 팀은 선진 축구클럽에서 하는 젖산테스트(Lactic Test)도 정기적으로 받는다. 선수들의 운동 시 피로도를 측정해 얼마만큼의 회복능력을 보이는지 알아보는 테스트다. 1회당 400~500만원이 소요되는 고급 검사다. 올해만 4번을 받았다.

 


조현모 원장이 MVP선수 시상하는 모습.

하 감독은 “테스트를 통해 선수들의 회복능력을 알아보고 그에 따라 훈련에서의 훈련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 또 경기 내 페이스를 조절할 수 있게 만들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해준다”며 “팀 훈련에서 선수가 운동을 자신의 운동수행능력에 맞게 했는지도 코칭 스테프가 알 수 있도록 해줘 선수들 관리하는데도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테스트를 통한 데이터가 선수지도에 많은 도움이 된다. 선수 포지션까지 바꿀 수 있는 데이터로 게임 능력이 향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 원장은 또 선수들의 피로 회복을 위해 링거 처방도 해준다. 선수와 스테프들은 “조 원장이 ‘선수들 링거 좀 맞아야 하지 않겠냐’고 먼저 말해준다”며 고마워했다.

 그는 “사실 2부리그 축구가 사실 인지도도 낮고, 환경도 열악하다”는 말로 지원 이유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시켜줬다.

 늦깎이 축구팬인 조 원장의 열정은 대단하다. 올해는 홈경기를 다 관람했고, 지난해에는 원정경기에도 갔다. “진료 시간도 부족해 홈경기만 간신히 참가한다”며 미안해 했다. 그래도 연간 20경기는 관전한단다.

 그는 축구팀의 대변인 역할도 해준다. 축구연맹이나 안티팬들이 팀을 무시하거나 비하했을 때 매서운 글솜씨로 대응한다. 축구단 게시판이나 연맹사이트가 주 무대다. 또 언론에 기사가 잘못 나갈 경우 반박하는 것도 그의 몫이란다.

 다양한 지원 덕분에 천안시청 축구단은 인재 양성소가 됐다. 이 팀의 남기일(37) 코치는 내년부터 광주 유나이티드에서 활동한다. 이충호 제주유나이티드 코치도 천안시청 출신이다. 올해에만 5명이, 또 지난해에는 4명이 1부 리그로 갈아탔다.

 조 원장은 “다친 선수들이 다시 경기를 뛰고, 경기력이 향상되는 것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 또 이들이 더 좋은 자리로 가는 모습을 보면 행복하다”고 했다.

 얼마 전에는 정다슬 선수가 전국체전에서 ‘훨훨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고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봉와직염’에 걸려 제대로 걷지도 못했던 정 선수가 치료 후 금메달까지 따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던 것이다.

 그는 “정 선수가 조금만 치료가 늦었어도 큰일날 뻔 했다. 치료 후 모든 경기를 다 뛰었다”며 좋아했다. 덕분에 정 선수는 프로팀인 제주FC에서 스카우트 제의까지 받았다.

 조 원장은 ‘축구 사랑’을 가족들에게도 이어주려 노력하지만 쉽지만은 않다. 올해 어린이날에는 어린 딸 둘을 데리고 천안축구센터에 왔다. “자주 가족들을 축구와 접하게 해야 축구를 어색해하지 않지 않겠냐”는 아빠의 고집이다. 하지만 딸들은 아직 아빠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듯 하단다.

 언제까지 지원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조 원장은 “하 감독이 다른 팀으로 가면 팀 지원을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겠다”고 하 감독에게 으름장을 놓는다. 그는 “다른 N리그 팀들이 천안을 부러워하지만 지원 예산 부족 등 어려운 점도 많다”고 팀의 어려움을 대변해 줬다.

글=김정규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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