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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김정은 반대세력 색출하려 화폐개혁”

중앙일보 2010.12.02 01:10 종합 4면 지면보기



위키리크스 추가 폭로





북한이 지난해 말 단행한 화폐개혁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남 김정은(사진)의 권력승계 준비용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폭로 전문 인터넷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공개한 미국 국무부 외교전문을 통해 알려졌다. 전문에 따르면 데이비드 시어 국무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 등은 지난해 12월 북한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만나 이 같은 사실을 파악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이 화폐개혁을 단행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권력 승계자인 김정은에 반대하는 내부세력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화폐개혁은 물가안정 등도 겨냥했지만 TV 가격이 5배로 치솟는 등 엄청난 부작용을 초래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이 북한을 제대로 배려하지 않고 있다는 불만이 북한 내부에는 적잖다는 지적도 나왔다. 중국이 북한을 147개에 달하는 관광 추천국이나 137개 투자 대상국에 포함시키지 않았다는 게 대표 사례로 거론됐다.



한편 같은 날 공개된 또 다른 전문을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건강 악화 이후 판단력이 급격히 떨어져 자신의 결정을 번복하는 일이 잦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중국 선양(瀋陽) 주재 미국총영사관은 지난 1월 11일 “지난해 12월 접촉한 정보원으로부터 김정일이 건강이 나빠진 뒤 현저하게 결단력이 약해졌다는 정보를 얻었다”고 미 국무부에 보고했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전문에 ‘XXX’로 익명 처리된 이 정보원은 “김 위원장은 건강 악화 이후 자신이 내렸던 결정을 뒤집는 일이 잦아졌으며, 결단력도 상당히 약해졌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말 베이징에서 북한 유학생이 이탈했을 당시 상황을 그 예로 들었다. 김 위원장은 당시 중국에 거주하는 북한 학생과 학자·과학자들에게 소환령을 내렸다. 하지만 중국에서 활동하던 무역 담당 관료들이 이를 취소할 것을 건의하자 소환령을 백지화시켰다.



 이 정보원은 또 많은 북한 관료가 광물이나 광업권을 중국에 넘기는 것을 반대하고 있지만, 평양 10만 호 주택 건설 재원 마련을 위해 광업권이나 어업권이 잇따라 중국 기업에 넘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이 과정에서 북한의 알짜배기 광산 확보를 위해 중국 기업끼리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산둥(山東)지방의 ‘과다’와 저장(浙江)의 ‘완싱’ 그룹이 북한 최대 구리 광산인 혜산 광산 단독 개발권을 따내기 위해 경쟁하다 결국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완싱이 상당액 을 내고 과다를 밀어낸 것으로 보인다”고 기술했다.



최익재·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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