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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북한 공격은 국제법 위반

중앙일보 2010.12.02 00:12 종합 33면 지면보기






박기갑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북한은 천안함 폭침 8개월 만에 연평도에 수백 발의 포격을 가해 군인과 민간인을 살상하고 상당한 재산 피해를 입혔다. 1953년 휴전 이후 북한이 처음으로 대한민국 영토를 직접 포격한 사례다. 이는 첫째, 국제법상 금지된 무력공격으로 명백한 전쟁범죄를 구성한다. 또 우리의 엄연한 관할수역인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무력화시키려는 도발행위에 해당한다.



 정례적인 우리의 군사훈련을 빌미로 행한 이번 북한의 도발은 그들 역시 회원국인 국제연합 헌장 제2조4항이 금지하는 ‘무력의 행사’에 해당한다. 또 우리의 자위권(自衛權) 행사(제51조) 대상이 되는 ‘무력공격’에 해당한다. 그뿐만 아니라 1953년 정전협정, 91년 남북 불가침 합의는 물론 ‘침략의 개념’을 정의한 74년 유엔총회 결의 제3314호도 정면으로 위반한 행위다. 특히 연평도 거주 민간인에게 피해를 준 행위는 전시는 물론 평시에도 존중해야 할 국제관습법적 성격의 ‘민간인 보호’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이는 국제형사재판소(ICC) 규정 제8조(전쟁범죄)가 처벌 대상으로 규정한 “적대행위에 직접 참여하지 아니하는 민간인 개인에 대한 고의적 공격” 행위에 해당한다. 또 살상력을 높인 특수포탄을 민간인 거주지역에 쏜 것 역시 ‘과도한 상해 및 불필요한 고통을 초래할 성질의 무기 사용’을 금지한 국제인도법과 1977년 제네바협약 제1추가의정서 제35조를 위반한 행위다. 북한이 민간인 살상에 대해 뒤늦게 유감을 표명했지만 국제법상 전쟁범죄를 구성함에는 변함이 없다.



 또 우리는 북한의 초격(初擊)이 NLL 무력화 시도의 연장선에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북한은 한국이 북측 영해에 먼저 포격해 대응 차원에서 연평도를 포격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우리 해병대의 훈련지점은 NLL 이남이므로 당연히 우리 측 관할 수역이다. 91년 남북 불가침 부속합의서 제10조는 “남과 북의 해상불가침 경계선은 앞으로 계속 협의한다. 해상불가침 구역은 경계선 확정 시까지 쌍방이 지금까지 관할해온 구역으로 한다”고 명시했다. 현재까지 남북한이 해상불가침 경계선에 대해 별도로 합의한 바 없고, 91년 당시 쌍방 관할수역 경계선은 바로 NLL이었기 때문에 NLL은 현시점에서도 계속 유효하다.



 지금까지 북한의 관행을 보더라도 NLL은 남북이 합법적으로 준수해온 해양경계선이다. 북한은 73년까지 NLL에 대해 전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84년 우리 군함이 NLL상에서 북한에 수해물자를 전달했고, 93년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서 발행하는 공식 간행물상 대한민국의 비행정보구역이 NLL에 준해 변경됐지만 북한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2002년 우리 해군은 항로 착오로 NLL을 월선한 북한 선박을 NLL 선상에서 북측에 인계했다.



 정부는 앞으로 단호하고 강력한 제도적 장치를 갖추어 북한의 불법행위를 응징함으로써 악순환 고리를 끊어야 한다. 또한 연평도 포격행위는 국제법적으로 금지된 의도적 무력공격이며, 민간인을 살상한 전쟁범죄이고, 합법적인 NLL을 무력화시키려는 의도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국제사회에 알려야 한다.



박기갑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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