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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클립] Special Knowledge<222>한국에 안 들어온 유명 뮤지컬 10

중앙일보 2010.12.02 00:10 경제 18면 지면보기



해외서 만원사례 레미제라블·올리버·위키드 … ‘수입’ 기다립니다





대한민국에서 보지 못할 뮤지컬이 어디 있는가. 그런 얘기 할 만하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나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막 시작된, 따끈따끈한 뮤지컬을 국내에서도 거의 동시에 볼 수 있는 게 최근의 풍경이다. 하지만 로열티가 비싸, 한국 정서와 안 맞아 아직 한국 땅을 밟지 못한 해외 유명 뮤지컬도 있다. 팬들의 가슴을 애태우는,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명품 뮤지컬 10편을 뽑아봤다.



최민우기자









레미제라블



1 레미제라블(Les Miserable)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 문학성·음악성 탁월




1985년 초연됐다. ‘오페라의 유령’ ‘캣츠’ ‘미스 사이공’과 함께 세계 4대 뮤지컬로 불린다. 1990년대 국내에서 공연된 적도 있지만 정식 판권 계약을 하지 않은 해적 공연이었다. 외국팀이 내한해 두 차례 투어 공연을 하기도 했다.



장발장으로 잘 알려진 그 스토리다. 인간에 대한 섬세한 통찰, 혁명의 깃발, 사랑과 우정 등이 깊이 있게 그려진다. 음악 또한 다채롭다. 에포닌이 부르는 ‘나만의 생각(On my own)’은 뮤지컬 역사상 가장 애틋한 러브송으로 꼽힌다. 1막 마지막 부분, 혁명군이 토해내는 ‘내일이면(One day more)’은 가슴을 쿵쾅거리게 만든다. 미 대통령 유세장에서 자주 나온다. 회전무대의 적절한 활용, 드라마틱한 스토리, 자베르·에포닌 등 생생한 캐릭터 등 뮤지컬에서 맛볼 수 있는 문학성과 음악성을 고루 갖춘, 최고의 명작이다.









올리버, 러브 네버 다이즈, 위키드







2 올리버(Oliver)



1994년 리메이크 버전, 특수효과로 환상적 무대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출현하기 전까지, 영국 뮤지컬의 자존심을 지켜준 작품이다. 1963년에 초연됐다. 찰스 디킨스의 소설 『올리버 트위스트』가 원작이다. 현실에 대한 세세한 묘사, 사회 모순의 적나라한 폭로 등은 아이들이 나오는 해맑은 뮤지컬로만 치부될 수 없는, 명작의 아우라다.



몇 차례 재공연됐다. 특히 94년 리메이크 버전이 압권이다. 세계 최고의 흥행사 캐머런 매킨토시가 제작했다. 영화적 기법을 과감히 도입했으며, 특수효과를 활용해 환상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사실 매킨토시는 “‘올리버’ 때문에 뮤지컬의 매력을 알게 됐다. 언젠가 ‘올리버’를 올리는 게 젊은 시절 꿈이었다”고 여러 번 말하곤 했다. 고전과 첨단기술이 접목해 빚어낸 최상의 무대 메커니즘이란 평가다.









스타라이트 익스프레스, 저지 보이스, 메리 포핀스, 일요일 공원에서 조지와 함께, 애비뉴 큐, 선셋대로



3 스타라이트 익스프레스(Starlight Express)



엄청난 무대장치 갖춘 웨버의 작품, 주인공은 기차




주인공은 사람이 아니다. 기차다. 배우들은 모두 롤러 스케이트를 타고 다닌다. 신나고 박진감 넘치며 화려하다. 1984년 영국에서 초연된,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작품임에도 아직 국내에 들어오지 않은 게 이상할 정도다. 그 엄청난 무대장치를 소화하기에 한계가 있기 때문일 게다. 무대엔 다양한 기차가 나온다. 일본 신칸센, 프랑스 테제베, 러시아의 시베리아 익스프레스 등. 정작 주인공은 구식 증기기관차인 러스티다. 러스티가 자신의 초라함에 굴하지 않고 꿈을 향해 달려나가 결국엔 경주에서 승리하고 사랑도 쟁취한다는 스토리다.



백미는 역시 기차들의 레이싱 장면이다. 1층과 2층을 오르내리는 입체적인 세트로 관객의 심박수를 끌어올린다. 영국에서 18년간 롱런했고,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도 가족쇼로 성공했다.



4 저지 보이스(Jersey Boys)



실제 뮤지션 성장과정 담아 … 추억의 음악 30곡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근데 ‘맘마미아’와 다르다. 기존의 히트곡을 스토리와 절묘하게 엮어내는 스타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아예 그 노래를 만든 뮤지션을 다룬다.



1960년대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록 가수 프랭키 밸리와 그룹 포시즌스가 최고의 전성기를 누릴 때까지의 성장과정이 메인 스토리다. 다큐멘터리 같다. 4명의 멤버들이 들려주는 실제 이야기가 봄·여름·가을·겨울로 나뉜다. 동시대 그룹이었던 비틀스나 비치보이스와는 또 다른 색깔인 이들은 그룹이 결성되고, 연습하고, 갈등하고, 사랑하는 얘기를 속속들이 들려준다. 무려 30곡에 이르는 넘버들은 관객을 아늑한 추억의 길로 인도한다. 2005년 개막해 이듬해 토니상 최우수 뮤지컬상을 받으며 탄력을 받았다. 현재도 티켓을 구하기 힘든, 가장 핫(hot)한 작품이다.



5 메리 포핀스(Mary Poppins)



최강의 제작 군단, 가족 뮤지컬의 진화




유모가 바람을 타고 날아온다. 여행가방 안에선 대형 거울 등 괴상한 물건이 튀어 나온다. 말하는 앵무새가 달린 우산이 등장하는가 하면 애니메이션 속으로 들어가 펭귄과 춤을 춘다. 모두 유모 덕분이다.



아이들이 충분히 신날 만한 내용 아닌가. 이미 1964년 줄리 앤드루스의 주연 영화로 인기를 끌었던 ‘메리 포핀스’가 뮤지컬로 탈바꿈한 건 40년이나 지난 2004년이었다. 제작자의 영향력만 따지면 세계 최강이었다. 디즈니사와 캐머런 매킨토시가 의기투합했으니 말이다. 여기에 매튜 본의 안무가 더해진 건 천군만마였다. 아버지가 누군지 몰라 고민하는 회색빛 공원의 넬레우스 동상이 다른 조각상과 함께 별안간 춤을 추는 장면이나 굴뚝 청소부들이 지붕을 뛰어다니며 폭발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장면 등이 압권으로 꼽힌다. 가족 뮤지컬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이다.



6 일요일 공원에서 조지와 함께(Sunday in the Park with George)



쇠라의 그림 ‘그랑자트 섬의 … ’ 에서 아이디어




이토록 우아한 뮤지컬이 있을 수 있을까. 1984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됐다. 대표적인 신인상주의 화가 조르주 쇠라의 그림 ‘그랑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를 모티브로 했다. 뮤지컬의 혁신가 스티븐 손드하임의 작품이다.



2006년 런던 재공연은 관객을 더욱 놀라게 했다. 이 작품의 승부처는 쇠라의 그림을 어떻게 무대에서 재현하느냐다. 84년엔 다소 둔탁하게 표현됐다. 반면 2006년 공연에선 다양한 프로젝션과 조명을 무대 막으로 쏘면서, 마치 마술을 보는 것과 같은 환상을 선사했다. 스토리는 또 어떤가. 100년을 주기로 할아버지와 손자가 전혀 무관한 듯하지만 어떤 인연의 끈에 엮여있다는 이야기는 동양의 윤회사상을 연상시킨다. 여기에 예술을 향한 숙명적 고난과 이룰 수 없는 사랑의 애절함까지.



7 위키드(Wicked)



‘오즈의 마법사’를 이리저리 비틀다




태풍에 실려 오즈로 날아온 소녀 도로시. 초록색 피부를 가진 못된 서쪽 마녀는 동생의 죽음에 분노하며 복수를 다짐하지만 도로시는 착한 남쪽 마녀의 도움을 받게 되고, 고향으로 돌아갈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 ‘오즈의 마법사’를 찾아 나선다.



이 뻔한 스토리, 하지만 뮤지컬 ‘위키드’는 ‘오즈의 마법사’를 완전히 뒤엎는다. 초록 마녀 엘파바와 글린다가 마법학교 급우이자 기숙사 룸메이트였다는 출발부터 기발하다. 알고 보니 엘파바는 피부가 초록인 터라 왕따였고, 금발의 귀여운 글린다는 오히려 내숭에 얌체였다는 사실. 전복적인 이야기는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2003년 브로드웨이 뉴욕 거쉰 극장에 올라 지금까지도 빈자리를 찾기 힘든 인기 레퍼토리다.



8 애비뉴 큐(Avenue Q)



직설적 대사, 새서미 스트리트 캐릭터의 인형극




인형극이다. 그런데 인형을 움직이는 배우들의 모습이 그대로 무대에 드러난다. 자신이 연기하는 인형과 똑같이 울고 웃으며 노래한다.



작품에 나오는 인형들은 친숙하다. 학습용 TV 프로그램인 ‘새서미 스트리트’에 등장하는 캐릭터다. 넘치는 기지, 슬랩스틱과 스탠딩 개그를 절묘하게 뒤섞은 대사와 노랫말로 관객을 즐겁게 한다. 무엇보다 직설적인 대사가 강점이다. ‘인형극이니깐’ 허용되는 무대의 가상성을 활용해 평소에 말하지 못했던 속내를 마음껏 발산하는 식이다. 과거 탈을 쓰고 양반을 신랄하게 비판했던 탈춤이나 가면무와 비슷하다고 해야 할까.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출발했고, 특수효과 한번 없이 원 세트의 단출한 무대임에도 2004년 토니상 최우수 뮤지컬상과 작곡상·극본상을 휩쓸었다.



9 선셋대로(Sunset Boulevard)



배역 욕심 냈다가 헛물 켠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노마는 한물간 무성영화 배우다. 그러나 여전히 자신이 정상권에 있다고 믿는다. 차기작으로 16세 어린 소녀 역을 꿈꾼다. 과거에 살며 현실을 거부한다. 광기와 집착, 그리고 살인까지. 최후의 순간까지 일상과 연기를 혼동한다. 그게 오히려 행복일까.



본래 1950년 만들어진 흑백 영화였다. 93년 앤드루 로이드 웨버 작곡, 트레버 넌 연출로 뮤지컬화됐다. 뮤지컬이 올려진다는 소식에 당대 최고의 가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는 자신의 앨범에 ‘선셋 불러바드’의 노래 두 곡을 넣었다. 그만큼 배역에 대한 욕심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그러나 제작진은 성격파 배우 글렌 클로스를 택했다. 가창력보다 연기력을 택한 것이다. 토니상 수상 역시 클로스의 몫이었다.



10 러브 네버 다이즈(Love never Dies)



올 3월 개막, 따끈따끈한 ‘오페라의 유령’ 속편




‘오페라의 유령’ 속편이다. 올해 3월 개막했다. ‘오페라의 유령’이 샹젤리제가 천장에서 쿵 떨어지는 아날로그 무대의 환상을 선사했다면 ‘러브 네버 다이즈’의 무기는 첨단 ‘디지로그’다. 파리 오페라하우스에서 옮겨져 온 미국 뉴욕의 대규모 놀이공원은 손에 잡힐 듯한 입체 영상으로 구현된다. 서커스·아크로바틱·놀이기구 등이 화면을 가득 채웠고, 자유의 여신상과 마천루로 상징되는 20세기 초 뉴욕의 풍경들도 휙휙 스쳐 지나간다. 입체 영상은 원형무대와 조우하면서 빠른 변환이 가능해졌고, 자연스레 극의 흐름 역시 가속페달을 밟았다.



출생의 비밀이라는 설정은 한국 관객에겐 친숙한 요소일 듯싶다. 웨버의 음악은 여전히 중독성이 강하다. 1막 초반부 ‘아직도 네 노래가 귓가에 맴돌아’(‘Til I Hear You Sing)와 크리스틴이 부르는 동명 타이틀곡 ‘러브 네버 다이즈’는 작품 전반에 배어있는 비극적 정서를 담아낸다.



도움말=원종원 뮤지컬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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