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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바라겠습니다’는 기형적 말투

중앙일보 2010.12.02 00:07 경제 19면 지면보기
어느덧 12월이다. 덩그러니 한 장만 남은 달력을 보면서 송년 모임 날짜를 잡고 한 해 인사를 주고받을 때다. “연말 즐겁게 보내시기 바라겠습니다” “신묘년 새해 더욱 건강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등처럼 연말연시 덕담을 하면서 ‘바라겠습니다’는 표현을 많이 사용한다.



 ‘겠’은 미래의 일·추측(흐린 것을 보니 곧 눈이 오겠구나), 의지(반드시 취직하고야 말겠다), 가능성·능력(삼척동자도 알겠다) 등을 나타내는 어미다. 완곡하게 말할 때(내년엔 공부를 더 열심히 하면 좋겠구나) 쓰이기도 한다.



 그러나 ‘바라다’는 그 자체에 말하는 사람의 기원·의지가 담겨 있으므로 ‘겠’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 ‘바라겠습니다’는 불필요하게 ‘겠’이 첨가된 표현이다. “잘 마무리하시기 바랍니다”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등처럼 ‘바랍니다’로 충분하다.



 TV에서 사회자들이 간혹 사용하는 “박수로 맞아 주시기 바라겠습니다” “열심히 하시기 바라겠습니다” 등도 기형적 말투로 모두 ‘바랍니다’고 해야 한다. ‘아니겠습니까’ ‘않았겠습니까’도 마찬가지다. “연말이 아니겠습니까” “우리가 2위에 오르지 않았겠습니까”는 각각 ‘아닙니까’ ‘않았습니까’로 해야 한다.



배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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