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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주도학습전형 면접 통과 비결 들어보니…

중앙일보 2010.11.29 06:06



학습계획서 순발력 있게 답변
독서토론회 활동으로 능력 키웠죠







“모르는 사람 앞에서 자신의 답을 순발력 있게 논리적으로 말하는 연습이 필요해요.” 2011학년도 안양외고 입학전형에서 면접 만점을 받아 합격한 김규리(안양 범계중 3)양이 밝힌 비결이다. 올해 처음 도입된 자기주도학습전형의 최종 관문인 입학사정관 면접을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한 두 학생을 만나 준비법을 들어봤다.



 “면접장에 들어설 때부터 표정이 밝았어요. 면접관이 낸 질문의 의미를 빨리 파악하고 정확하게 대답하더군요. 평소에 토론이나 논리적 말하기 훈련이 잘돼 있는 학생이었죠.”



 안양외고 입학사정관으로 면접에 나섰던 박현주 교사는 “긴장하지 않고 자연스레 얘기하는 김양의 모습을 보면서 말에 진정성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김양은 평소 남들 앞에서 말하기 훈련을 꾸준히 해왔다. 교내 학생회장에도 출마했었고, 학생회 학예부장을 맡으면서는 교내 행사 사회를 도맡았다. 중학교 입학 때부터 3년간 줄곧 주 1회씩 독서토론회 활동도 해왔다. 김양은 “면접은 순발력이 중요한데 독서토론회 활동으로 그 능력을 키웠다”며 “주로 상대방의 논리를 반박하기 위해 시간을 많이 투자한 것이 도움됐다”고 말했다.



 ‘자세’도 김양이 강조하는 면접 통과 비결 중 하나다. “면접관들의 질문을 잘 알아들었다는 표시로 고개를 끄덕이거나 살짝 웃음을 지어 보이는 것이 좋아요. 큰 목소리로 또박또박 말하는 것도 중요하죠. 시선도 한 곳에만 집중하지 말고 다른 면접관과 고루 맞추면 좋아요. 면접 예상질문을 최대한 많이 뽑아 모르는 사람 앞에서 대답하는 연습을 많이 하세요.” 김양은 외고 면접을 보기 한 달 전부터 면접 대비 연습을 시작했다. 자기주도학습계획서는 3학년에 올라오면서부터 준비해 면접 준비 전에 이미 작성을 끝냈다. 면접을 위해 별도로 학원을 다니진 않았다. 주변에 수소문해 방송작가 출신 강사를 찾아 몇번 면접 연습을 해보긴 했다.



 그는 “면접 통과를 위해서는 먼저 학습계획서를 아주 구체적으로 써야 한다”며 “면접관들이 궁금하지 않게 자세히 쓰되 분량이 넘친다면 그에 대한 답을 미리 준비하면 된다”고 말했다. 방송 PD가 꿈인 김양은 학습계획서 진로계획에 ‘언론정보학과에 진학해 방송국에 취직한 후 20대에는 조연출, 30대에는 느낌표 같은 시사예능프로그램 제작, 40대에는 북극의 눈물처럼 다큐멘터리 제작을 하고 싶다’고 썼다. 한 달에 책을 3권씩 읽었다고 쓴 부분에선 면접관의 질문을 예상해 대답을 미리 준비한 것이 적중했다. 김양은 “공부시간 외에 책 읽을 시간이 있었느냐는 질문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면접에서 책을 주로 언제 읽었냐는 질문을 듣고, 월초 미리 독서계획을 세워 공부시간 틈틈이 계획적으로 독서했다고 대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꿈을 빨리 정하세요. 진로에 맞는 탐구활동을 하고 기록을 꾸준히 하면 학습계획서나 면접 준비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자신만의 개성 있는 준비 과정을 보여주려면 최대한 구체적으로 써야겠죠.”



면접관은 나에게 호의적인 사람, 과장은 금물



 “면접관은 나를 공격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내게 호감을 가지고 몇 가지 물어보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니 긴장이 풀렸어요. 실제로 면접실에 들어가니 면접관 선생님들이 편안하게 대해주셔서 마음이 놓였죠.”



 경기외고에 합격한 이승빈(성남 송림중 3)군은 “면접관에게 농담을 건넬 정도로 면접실 분위기가 좋았다”며 “과장하지 않고 자신 그대로의 모습만 보이면 오히려 즐거운 시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질문의 숨은 의도를 빨리 파악하고 대처하려면 면접예상 질문을 최대한 많이 뽑아 연습하라”고 충고했다.



 “환경에 관심이 많다고 해서 평소에 실천하는 것이 있냐고 물었죠. 그랬더니 집에서 자원절약활동을 벌여 전기요금을 2만원 아꼈다고 하더군요. 그걸 어떻게 했냐고 또 물었더니 용돈을 올렸다고 농담을 하더군요. 면접실에 들어와 농담한 학생은 승빈이가 유일했습니다.”



 이군의 면접 모습을 기억하는 김지윤 입학사정관은 이군이 제출한 학습계획서와 면접 내용의 일관성, 도덕성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는 “환경관련 사업 CEO가 꿈인 이군이 가족과 함께 최근 2년간 꾸준히 환경보호 활동을 해왔다는 점도 확인했는데 사실이었다”며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질문에 교사와 학생의 입장을 잘 정리해 높은 점수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군은 ‘광화문 세종대왕상을 뉴욕으로 옮기는 방법’에 대한 질문에도 창의적인 답변으로 좋은 점수를 얻었다. 그는 “세종대왕상의 석고본을 떠서 그 모양 그대로 상을 만들면 된다”고 대답했다.



 이군은 학습계획서를 올 여름방학 동안 완성했다. 그 때부터 계획서를 수정해가며 예상 면접질문을 뽑고 부모와 끊임없이 연습했다. 학원의 도움은 받지 않았다. 오히려 소개받은 학원에서 수정해준 학습계획서를 자신이 집에서 모조리 고쳐 다시 쓸 정도였다.



 “뭐든 스스로 했다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목표를 미리 정하고 그에 따라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합니다. 토론대회 참가나 일관된 자원봉사 활동기록이 도움이 많이 될 겁니다. 저는 교내 환경동아리에서 활동한 기록을 잘 정리해 좋은 점수를 얻은 것 같아요. 전국 환경 동아리 모임에 대표로 참석해 여러 체험과 교육을 받은 기록도 좋았고요.”



[사진설명] 김규리양은 안양외고 자기주도학습 전형 최종 면접에서 만점을 기록하며 합격했다. 그가 말하는 비결은 긍정적인 자세와 순발력·논리력이다.



<김지혁 기자 mytfact@joongang.co.kr/사진=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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