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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연평도 …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6자회담 재개 못해

중앙일보 2010.11.29 03:00 종합 4면 지면보기



한국 기존 입장 불변



중국이 다음 달 초 6자회담 대표 긴급 협의를 갖자고 제안한 28일 오후 6자회담 우리 측 수석대표인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오른쪽)이 굳은 표정으로 서울 도렴동 외교통상부 집무실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이 12월 초에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간 긴급 협의를 갖자고 28일 제안한 데 대해 외교통상부는 김영선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매우 신중하게 검토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정부의 입장은 이날 오전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국무위원(외교담당)과 면담한 이명박 대통령이 “현 단계에선 6자회담 재개에 응할 수 없다”고 전한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다시 말해 정부는 “북한이 천안함 폭침에 이어 연평도 공격까지 자행한 마당에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6자회담을 재개할 순 없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다. 다만 중국이 이날 ‘중대 발표’ 형식으로 한국을 비롯한 6자회담 참가국들에 수석대표 간 협의를 공개 제안한 만큼 대놓고 일축하기엔 부담이 커 외교적 수사로 에둘러 표현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분석이다.



 정부 내에선 이날 “6·25 이래 최악인 북한의 연평도 공격으로 한국민의 슬픔과 분노를 모를 리 없는 중국이 이 대통령과 긴급 면담까지 하고 돌아가자마자 6자회담을 제안한 건 너무했다”는 격앙된 반응이 나온다. 외교 소식통은 “북한이 비핵화에 진정성을 보이는 조치를 하고, 군사도발을 중지하지 않는 이상 6자회담을 재개할 수 없다는 데 대해 한·미·일의 공감대가 이미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중국의 이번 제안은 북한이 변화된 모습을 보이지 않는 한 당장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외교 소식통은 “중국의 6자회담 제안은 연평도 사건으로 궁지에 몰린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할 일을 하고 있다’고 주장할 근거를 마련하려는 제스처일 것”이라며 “미 항모 조지워싱턴함이 서해에 들어온 시점에 고위 관리를 방한시켜 6자회담을 제안함으로써 사태 악화의 책임을 한·미·일에 떠넘기려는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입장=일본 정부는 중국의 제안에 대해 한국 및 미국과의 협조를 통해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후쿠야마 데쓰로(福山哲郞) 관방부장관은 이날 중국 측 외교부 발표 직후 총리 관저에서 “한국·미국과 협조하면서 신중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북한에 대해 독자적인 제재를 가하고 있는 일 정부로서는 중국 측의 제안을 즉각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후쿠야마 부장관은 이날 오전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 “(북핵 문제와 관련해) 6자회담 협의 재개 가능성은 점점 멀어지고 있다”며 6자회담 재개 가능성에 대해 부인했다.



강찬호 기자, 도쿄=박소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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