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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에 쏟아진 불만·제안, 제품·전략까지 바꿔 … 즉시 소통 시대 열렸다

중앙일보 2010.11.29 00:25 경제 2면 지면보기
Q : (고객1) 오늘 갤럭시S를 ‘프로요’로 업데이트했는데 동영상 자막이 안 나온다. 출근 때만 해도 갤럭시로 자막을 봤는데 어떻게 된 일이지?


[스페셜 리포트] 웹에서 SNS로 진화하는 기업 마케팅

A : 고객님, 저는 테스트해보니 잘 나오는데요^^;



Q : (고객2) 동영상 플레이어 배속 재생 업그레이드 계획이 있나요? 인강(인터넷 강의)을 들을 때 꼭 필요한 기능인데 없어서요.



A : 당장 계획은 없지만 해당 부서에 의견을 전해 드릴게요~.



지난 26일 삼성전자 공식 트위터에서 고객과 직원 간에 오간 대화다. 이 회사 스마트폰 ‘갤럭시S’와 ‘갤럭시A’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 2.2(프로요) 버전 업그레이드가 지난 15일 시작된 이후 삼성전자 트위터는 고객 문의로 북적거렸다. 반말투의 질문이 섞여 있지만 답변은 지극히 공손하다. 이 회사에는 일주일 동안 3000건의 문의와 요구가 폭주해 트위터 담당자들이 파김치가 됐다. 고객 의견을 존중해 22일 OS의 일부 기능을 업그레이드해 다시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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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은 우리나라 스마트폰의 원년이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원년이다. 스마트폰이 기업 경영 전략의 주요 변수가 된 것처럼 SNS도 중요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삼성전자·KT 등 국내 정보기술(IT) 업체 등 다양한 업종 기업들이 앞다퉈 회사 공식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개설하고 젊은 고객과의 소통에 나섰다. 글로벌 홍보·리서치업체 버슨-마스텔러코리아가 국내 매출 100대 상장업체의 7월 말 기준 SNS 활용도를 조사한 결과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곳이 각각 37%, 29%에 달했다. 블로그를 운영하는 곳도 14%였다. 서너 업체 중 한 곳은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셈이다. 특히 불특정 다수의 개인 소비자를 상대하는 ‘B2C’ 기업의 절반 이상(55%)은 트위터 계정을 운용하고 있었다. 현재 회사 공식 트위터를 연 국내 기업체는 500~1000곳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하루가 다르게 그 수가 늘고 있다.



 KT와 삼성전자의 트위터 팔로어(구독자)는 28일 현재 4만8000명과 3만2000명으로 이들은 국내 트위터 마케팅 양대 업체다. LG전자·SK텔레콤·LG유플러스 등 고객 접점이 많은 IT업체들도 올 들어 트위터 계정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유통·항공·금융·항공 등 IT 이외 분야 기업들도 속속 뛰어들고 있다.



#기업 전략을 좌우하는 SNS



 각 기업이 SNS에 공들이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20~30대 젊은 잠재고객 확보다. 또 하나는 생생한 고객들의 의견을 빨리 정책에 반영하려는 것이다. 기존의 방식은 1년에 몇 번 있는 정기 설문조사였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의 흐름을 실시간 반영하는 트위터나 페이스북은 그런 설문조사가 할 수 없는 일을 한다.



 SNS를 통한 소비자들의 목소리는 갈수록 커진다. 크고 작은 기업의 전략이 이들의 영향을 받는다. 지난 4일 삼성전자의 태블릿PC인 ‘갤럭시탭’ 국내 발표 행사장엔 기자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블로그·트위터·페이스북 등 SNS와 유튜브·판도라TV 등 동영상 채널을 통해 무려 39만 명이 이 행사를 실시간 시청했다. 행사 동영상 공개는 삼성전자 SNS 사용자들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 SK텔레콤이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업계 최초로 내놓은 것도 트위터 족들의 요구 때문이었다. 데이터 요금이 너무 비싸다는 불만이 잇따라 나오자 이 내용을 임원회의에서 논의한 뒤 파격적인 무제한 요금제를 선보였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기존의 소비자 조사는 극소수의 특이한 의견을 제외한 평균치를 임원회의에 보고한 뒤 전략을 짰다. 하지만 요즘엔 이런 소수 의견들이 모여 시장에서 큰 변화를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SNS가 이를 가늠하는 데 긴요하게 활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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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마다 SNS마다 개성적



 ‘상사한테 문자 실수를 ㅠㅠ. “어디쯤 오고 계신가요”를 “어디쯤 오고 계신 거요”라고 보냈어요.’



 지난 17일 삼성전자가 공식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입사 초년생의 일기나 친구에게 하는 잡담 수준의 짧은 글이었다. 반응은 열광적이었다. ‘회사에서 몰래 인터넷하고 있는데 이렇게 빵 터지게 만들다니’ ‘글 보고 웃게 해줘서 감사해요’ 등 142건의 댓글이 달렸 다.



 이 회사의 페이스북은 마치 옆집 친구처럼 다가온다. 현재 삼성전자의 페이스북 친구(팬)는 2만3000여 명. 김수민 차장은 “페이스북·트위터·블로그는 성격이 다르다. 각각의 장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위터는 한번 쓴 글을 다시 찾기 어렵고 참여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타임라인(메인 페이지)이 빠르게 이동한다. 불만이나 요구사항을 말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한번 쓴 글을 다시 확인할 수 있고,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기에 좋다. 불만보다 부드러운 대화가 이뤄지는 사랑방에 가깝다. 블로그는 베이스캠프 역할을 한다.



 KT는 국내 최대 규모인 SNS 전담 조직 30여 명을 운영 중이다. 조주환 매니저는 “트위터가 남성적이라면, 페이스북은 여성적”이라고 정의했다. 트위터 구독자 수가 늘면서 타임라인(글 줄기)이 경품 이벤트 공지 등을 너무 빨리 흘려 버리는 것은 고민이다. 그래서 그는 요즘 젊은 층이 관심 많은 이슈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자연스레 KT 제품에 대한 정보를 부연하는 방식을 많이 쓴다.



 SK텔레콤의 SNS 전략은 또 다르다. 이 회사 배성호 매니저는 “우리는 SNS의 본질을 ‘경청’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친구를 늘리고 충성도를 높이는 창구가 아니라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는 데 주력한다는 의미다. 페이스북은 SK텔레콤에 관심이 많은 IT 관련 종사자나 ‘얼리어답터’들이 주로 찾는다고 보고 이들에게 필요한 ‘엔가젯’ ‘테크크런치’ 등 해외 유명 IT 사이트에 나온 최신 뉴스나 관련 보고서를 서비스한다. 신뢰도가 생명인 금융권 역시 SNS 활용에 신중하다. 지난 5월 트위터를 개설한 우리투자증권의 경우 장중엔 기업 정보나 속보 알리기를 지양한다. 대신 장 마감 후 고급 투자 보고서나 리서치 자료를 트위터에 올린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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