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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욱 대기자의 경제 패트롤] 경직성 복지예산 확대는 신중해야

중앙일보 2010.11.29 00:22 경제 4면 지면보기






박태욱
대기자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이 모든 이슈를 눌러버린 한 주였다. 지난주 자본·금융시장의 움직임은 초기 급락을 제외하곤 대체로 평온했다. 사안의 엄중함으로 볼 때 의아한 느낌을 받았을 사람이 적잖았을 정도의 평온함이었다. 그동안 크고 작은 북한의 도발 국면에서 경험했던 시장 추이로부터의 학습효과가 컸던 것으로 보이고,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라는 말처럼 내재된 위험요인이 이미 시장에 반영되어 있다는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외려 시장의 중심 테마는 아일랜드에서 촉발된 유럽의 재정위기, 높아지는 중국의 긴축 가능성이었다. 시장 반응은 어쨌든 다행이고, 그동안의 경험과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감안하면 일견 합리적이었다고도 여겨진다. 하지만 한편으론, 북한 도발 이후 대응과정에서 보여준 우리의 위기관리 능력이 과연 그런 합리적 판단을 보장할 만한 것인가에 대해선 의심을 완전히 거두기 힘들었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이번 사태는 어제 서해상에서 시작된 한·미연합훈련, ‘무자비한 군사적 대응타격’ 운운하며 반발하는 북한, 정면대응은 자제하면서도 불만을 감추지 않고 있는 중국, 과잉 반응이라 느껴질 정도로 사태 전개에 민감한 일본 등 여러 변수들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더욱이 4일간의 연합훈련 이후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예측불가다. 대북 카드가 제한된 현실에서 도발에 대한 보다 확실한 물리적 대응과 내부 결속, 대북 견제를 위한 대중국 외교력 강화, 미국과의 확고한 군사동맹관계 유지 등 원론적인 대처라도 전력을 다하는 게, 안타깝지만 우리 할 일이 아닌가 싶다.



 이즈음 가장 중요한 사안은 예산 심의다. 지난주 민주당이 심의에 참여키로 하면서 여야는 이번 주말까지 계수 조정을 거쳐 다음 주 6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처리키로 합의했다. 하지만 북한의 무력도발이란 돌발변수가 생긴 데다 4대 강 사업을 둘러싼 첨예한 대치로 상임위 12곳 중 5곳만이 예산안을 의결한 상황이다. 여야가 합의한 일정도 법정 의무시한인 12월 2일을 넘긴 것이지만, 현재 진행 상황이나 주요 쟁점에 대한 현격한 의견차로 볼 때 합의 일정조차도 제대로 지켜질지 의문이다. 8년째 위법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 예산심의에서 여야가 가장 첨예하게 맞붙고 있는 것은 4대 강 사업이지만 장기적으론 이보다 더욱 민감한 이슈들이 놓여 있다. 그 대표적 예가 품목은 다르지만 여야가 경쟁적으로 내놓은 무상 복지-급식·학비·의료·보육 등-예산 확대와, 소득·법인세 감세 철회·유지 논란이다. 복지예산과 관련, 민주당은 말할 것도 없고 한나라당마저 ‘우회전 깜박이를 켜고 좌회전을 하려 한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확대경쟁 일변도로 흐르고 있다. 이 난에서도 누차 써왔지만 노령화와 통일이란 무거운 미래과제를 다시 한번 생각하고 경직적 복지예산 항목의 확대나 추가에 최대한 신중한 태도를 취해 주길 당부하고 싶다. 감세 여부는 파장이 큰 데다 양쪽 논리 모두 근거를 갖고 있어 쉽사리 결론 내리기 어려운 점이 있다. 아직 시행까지는 시간이 있는 만큼 충분한 토론과 여론 수렴을 거쳐 내년 국회에서 결정하는 게 나을 듯싶다. 아울러 올해는 일단 여야가 정한 일정이라도 지키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박태욱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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