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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당신] 담백한 한식, 다이어트 삼국지의 최종 승자

중앙일보 2010.11.29 00:19 건강한 당신 1면 지면보기
호주 시드니에 사는 수전 매슈(35)는 얼마 전 한식 다이어트를 했다. 같은 양을 먹더라도 한식을 먹으면 쉽게 배고프지 않고, 특히 뱃살이 잘 빠진다는 친구의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운동을 병행하면서 비빔밥과 불고기·김치 등으로 구성된 한식을 배달시켜 하루 두 끼를 해결한 결과, 3개월 만에 91㎏이었던 그의 몸무게는 73㎏으로 줄었다. 매슈는 “한식으로 식단을 바꾼 뒤 몸이 한결 가벼워졌다”고 말했다.


[커버스토리] 지중해식·일식과 비교해보니 …

기네스 팰트로 “다이어트 비결 비빔밥”









다이어트 중이라면 지중해식·일식 보다는 한식을 선택하는 게 좋다. 같은 칼로리라도 한식은 포만감을 높여주며 뱃살도 더 잘 빠지게 한다. [중앙포토]



다이어트를 앞세운 한식의 세계화 열풍이 거세다. 지난해 미국 ‘어번(Urban)’지는 미국 내에서 한식은 유행과 트렌드 단계를 넘어 ‘주류 음식’에 진입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화배우 기네스 팰트로는 얼마 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다이어트 비결이 ‘비빔밥’이라고 말했고, 자신이 직접 찍은 비빔밥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화제가 됐다. 농림수산식품부에서 한식세계화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는 이정삼 사무관은 “한식은 한 끼 식사에 여러 영양소를 고루 섭취할 수 있고 비만을 예방하는 다이어트식이라는 사실이 서양인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한식이 서양식보다 정말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을까? 백반 대신 같은 칼로리의 빵을 먹으면 정말 살이 안 빠질까?



 인제대 서울백병원 강재헌 교수는 농림수산식품부의 용역을 받아 해외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식과 서양식의 다이어트 효과를 비교했다. 호주 시드니대학병원과 공동으로 호주인 70명을 대상으로 12주 동안 한 그룹은 한식을, 한 그룹은 그들이 일상적으로 먹는 서양식을 먹게 했다. 단,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한 연구이므로 총 칼로리는 임상 대상자들이 평소 섭취하는 칼로리보다 적게, 동일한 양으로 책정했다. 운동도 병행하게 했다.



지중해식, 밀·올리브유 체중 감량엔 불리











그 결과 한식군은 체중이 평균 6.1%, 서양식군은 5.6% 감소했다. 더 중요한 것은 허리둘레 감소와 당대사 기능의 향상이었다. 한식군의 허리둘레는 5.7% 감소한 반면, 서양식군은 2.9%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인슐린 분비 기능을 나타내는 당대사 기능 수치도 서양식군이 1.3%, 한식군은 5%가 향상됐다. 체중감소율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데 허리둘레가 크게 줄었다는 점은 내장지방 감소 정도가 한식군에서 훨씬 크게 나타났다는 얘기다. 강 교수는 “체중보다 더 중요한 것이 내장지방의 양이다. 내장지방은 당뇨병·심혈관질환·암 등 만성질환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당대사 기능도 마찬가지다. 당대사 기능이 떨어지면 장기 사이에 지방이 껴 허리둘레가 늘어난다. 강 교수는 “한식에는 식이섬유·불포화지방산이 많아 당대사를 활성화한다”며 “이것이 내장지방을 줄이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한식은 식욕 호르몬인 ‘그렐린’ 분비도 더 낮게 나타났다.



 공동연구자인 시드니대학병원 앤드루 홈스 교수는 “장내 유산균이 많으면 지방연소 기능이 활성화돼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며 “한식에는 유산균이 풍부한 김치를 비롯, 간장·된장·고추장이 사용된다”고 말했다.



일식, 장어초밥·우동·튀김 칼로리 높아



웰빙식의 대표주자인 지중해식이나 일식보다 한식이 다이어트식에 더 적합하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농촌진흥청 다학제적 한식전문가 포럼위원회 김행란 위원(농촌진흥청 전통한식과 과장)은 “한식을 통해 섭취하는 하루 총 칼로리는 평균 1976㎉로 지중해식 1815㎉보다 다소 높다. 하지만 주요 칼로리 급원인 탄수화물이 지중해식의 탄수화물 급원인 밀과는 다르게 GI지수(식품섭취 후 혈당이 얼마나 빠르게 상승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가 훨씬 낮다”고 말했다. 포만감은 높이면서 실제로 살은 덜 찌게 한다는 것이다.



 또 지방섭취 비율도 한식이 지중해식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강 교수는 “지중해식에 들어가는 올리브유가 단위 그램당 9㎉의 열량을 낸다”고 말했다. 많이 먹으면 살이 찔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식은 지방 비율이 적을뿐더러 오메가3(생선류)와 식물성 기름(참기름·들기름)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섭취하는 지방의 품질도 우수하다. 발효식품 역시 지중해식은 동물에서 나온 치즈 등 유제품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한식은 각종 채소를 발효시킨 식품이 많아 다이어트에 유리하다.



 일식은 한식과 영양구성이 비슷하다는 평이 많다. 하지만 한국·미국 등에서 실제 접하는 일식은 대부분 고칼로리다. 평범한 일식 식당에서 정식을 시키면 초밥 네댓 개, 우동 한 그릇, 튀김 한두 개 정도가 나온다. 장어초밥 하나의 칼로리는 145㎉, 참치초밥은 76㎉, 새우초밥은 90㎉다. 장어초밥 2개만 무심코 집어 먹어도 밥 한 공기 칼로리(300㎉)가 넘는다. 우동은 한 그릇에 610㎉로 라면보다 열량이 높고 포만감 역시 적다.



 전주대 한식조리학과 신정규 교수는 “한국에서 흔히 접하는 일식은 단맛이 강하고, 채소섭취 비율이 한식보다 낮아 다이어트 식단으론 부적합하다”고 말했다.  



배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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